문부과학성이 총대…우파 의원들 지원사격
“이번 독도 영유권 기술 파문의 배경에는 교과서 우파의 존재가 있습니다.”
일본 안의 정치사상 흐름에 정통한 이종원 릿쿄대 교수는 지난 15일 <한겨레>와 한 전화통화에서 일본 정부의 독도 영유권 첫 기술 강행은 역사교과서 기술을 중시하는 문부과학성 안팎의 우파 정치세력의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중학교 신학습지도요령 해설서에 독도영유권이 명기되기까지 과정을 보면 문부과학성이 ‘총대’를 메고, 교과서 우파 의원들이 뒤에서 지원사격을 가하는 2인3각 체제를 취했다. 문부과학성은 이번 해설서에 “독도는 우리나라 고유의 영토”라고 명기하려고 했으나, 새로 출범한 이명박 정권과의 관계 회복을 고려한 외무성 등의 제동으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에 대해 교과서 우파 세력의 우두머리인 나카가와 쇼이치 전 자민당 정조회장은 “한국에 양보해 영문을 알 수 없는 기술이 되고 말았다. 해설서에 쓰는 것이라면 고유의 영토라고 쓰지 않으면 안 된다”고 비난했다. 그는 1997년 중학교과서에 종군위안부 피해 사실 기재를 문제 삼은 의원들이 모여 결성한 ‘일본의 전도와 역사교육을 생각하는 젊은의원 모임’의 초대대표를 역임했다. 2005년 3월 국회 답변에서 독도 영유권에 대해 “다음 학습지도요령에는 명기해야 한다”고 동력을 제공한 나카야마 나리아키 당시 문부과학상이 이 모임의 대표이다.
아베 신조 전 총리는 이 모임의 초대 사무국장을 지내며, 세력을 키웠다. 그는 2006년 말 반대 여론을 묵살하고 교육기본법을 강행 처리할 만큼 교과서와 교육 문제를 중시했다. 세니야 마사이 문부과학성 사무차관은 지난 14일 기자회견에서 영유권 명기의 주요 이유로 “우리나라와 향토를 사랑하는 태도를 함양한다고 규정한 개정 교육기본법이 성립됐다”고 말해, 교육기본법 목적을 입증했다.
교과서 우파 세력은 2001년 이후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새역모)과 손잡고 종군위안부와 난징사건의 부인 및 역사교과서 기재 삭제운동 등 전쟁범죄 은폐운동을 펼쳤다.
이에 따라 2005년 이후 현재 중학교 역사교과서에서 종군위안부와 난징사건 관련 기술은 거의 사라졌다. 이들은 지난해 3월 옛 일본군의 치부 중 하나인 오키나와전투 주민 집단 자살 강요 사건도 ‘군의 강요’을 교과서에 삭제했으나, 현지 주민들의 강력한 반발로 올해 관련 기술이 부활됐다.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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