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사무총장으로 사실상 내정된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들의 지지가 이례적인 수준이라고 AP통신이 3일 보도했다.
AP통신은 4차 예비투표 하루 만에 영국과 중국, 러시아 등을 비롯한 많은 안보리 이사국들이 반 장관에 대한 찬사와 기대를 쏟아내고 있다면서 이는 지지후보에 대한 입장을 끝까지 숨겨온 전통적인 관례에 비춰볼 때 매우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통신은 반 장관이 예상대로 다음주 안보리 본투표에서 차기 사무총장 단일후보로 총회에 추천되면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속도와 합의 속에 차기 사무총장이 되는 것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에미르 존스-패리 유엔 주재 영국대사는 모든 이사국들이 다방면에 걸친 반 장관의 경험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영국도 그와 함께 많은 일을 하길 기대한다"고 말해 반 장관의 사무총장 당선을 기정사실화 했다.
왕광야 유엔 주재 중국대사도 "거의 모든 이사국들이 반 장관에게 투표했기 때문에 안보리 이사국들이 반 장관에 대한 신뢰를 갖고 있다는 표시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처음부터 반 장관을 지지했다면서 "우리는 그가 유엔 사무총장의 의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고도의 자격을 갖춘 전문가로 여기고 있다"며 반 장관에 대한 신뢰를 표시했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한국 정부의 돈선거 의혹을 다시 언급하며 아슈라프 가니 아프가니스탄 후보를 차기 사무총장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저널은 가니 후보보다 유엔 운영에 필요한 자격을 갖춘 후보는 거의 없다면서 누가 승자가 되든 재정운영과 역할 합리화를 통한 신뢰 회복으로 요약되는 유엔에 대한 가니의 처방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여전히 그를 차기 사무총장 후보로 고려할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김계환 특파원 kp@yna.co.kr (뉴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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