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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자회담 대체 목적은 아니다”
북한이 불참한 가운데, ‘10개국 외무장관 회동’이 28일 오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아세안지역포럼(ARF) 컨벤션센터 3층 대회의장에서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의 사회로 진행됐다. 같은 시각 리자오싱 중국 외교부장은 닛코호텔에서 백남순 북한 외무상과 북-중 외무장관 회담을 열어, 북한의 회동 참여를 마지막으로 설득하고 있었다.
회동 주선자인 라이스 장관은 “6자 회담을 대체할 목적으로 모인 게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하며, “브레인 스토밍 세션”이라고 규정했다. 이날 회동은 10개국 외무장관이 한차례씩 의견을 개진하고, 별도 토론 없이 “유익했다”는 라이스 장관의 마무리 발언으로 1시간 만에 끝났다.
첫 발언자로 나선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은 ‘균형된 두 갈래 접근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반 장관은 국제사회가 단합된 목소리로 북한의 추가적인 상황 악화 조처를 막는 한편, 대화 틀을 복원하고 6자 회담을 재개해 9·19 공동성명 이행방안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30분쯤 늦게 합류한 리자오싱 외교부장은 “백남순 북한 외무상을 만나 1시간30분 대화하며 회동 참석을 설득했는데, 불행히도 결실을 맺지 못해 아쉽다”고 밝혔다. 그는 ‘평화적·외교적 방법을 통한 해법 모색’을 강조했다.
라이스 장관은 “9·19 공동성명은 북핵 해결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며 북한의 회담 복귀를 거듭 촉구했다. 러시아·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등은 대화틀 복원에, 뉴질랜드·캐나다·오스트레일리아 등은 안보리 결의 이행 필요성에 무게를 둬 발언했다고 한다.
회동에 참석한 10개국 외무장관들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우려스러운 일이며 국제사회가 단합된 목소리를 내야 하고, △6자 회담이 조속히 재개돼 9·19 공동성명을 이행할 수 있도록 논의를 진척시켜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정부 당국자가 전했다. 이 당국자는 “이번 회동은 일회성”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미국이 그냥 만나자고 한 것만은 아닐 것이다.
쿠알라룸푸르/이제훈 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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