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각) 워싱턴디시(D.C.)에서 열린 미 상원 세출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이날 블링컨 장관은 교전을 벌이고 있는 이스라엘-하마스와 관련, 현 상황에서 휴전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이스라엘 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연합뉴스
박진 외교부 장관이 오는 8일부터 9일까지 이틀간 방한하는 안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회담을 한다고 외교부가 밝혔다. 블링컨 장관이 방한하는 것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처음이다.
외교부는 1일 자료를 내어 “한-미가 외교장관회담을 갖고 한-미 동맹, 북한문제, 경제안보 및 첨단기술, 지역·국제 정세 등에 대해 폭넓게 협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블링컨 장관은 오는 7∼8일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한 뒤 한국을 찾을 예정이다. 외교부는 8일 양국 장관 만찬을 하고, 9일 회담을 하는 쪽으로 미국과 세부 일정을 조율 중이다.
블링컨 장관은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1년 3월17일∼18일 제5차 한-미 외교·국방(2+2) 장관회의 참석차 방한한 이후 처음 한국을 방문한다. 외교부는 “미국 국무장관이 방한하는 것은 약 2년 반만으로서 블링컨 장관의 이번 방한을 통해 올해 70주년을 맞는 한-미동맹이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으로서 더욱 발전해나갈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이 윤석열 대통령을 만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한·중·일 정상회의 사전 준비를 위한 3국 외교장관 회의도 11월 마지막주 부산에서 개최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3국이 세부 일정을 조율 중이다. 3국 장관회의가 성사된다면 박진 장관은 11월 미국, 중국, 일본 외교 수장을 연이어 만나는 숨가쁜 일정을 소화하게 된다. 다만, 지난달 29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샹산포럼에 참석한 김선호 국방부 차관이 중국 쪽에 중국 내 탈북민을 인도적 차원에서 강제북송하면 안 된다는 입장을 표명하는 등 한-중 관계가 여전히 경색된 상황인 만큼, 이달 외교일정을 통해 큰 폭의 분위기 전환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신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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