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0월7일 서울에서 대만의 건국기념일인 쌍십절 축하 연설을 하는 조경태 한국-대만 의원친선협회장. 대만 중앙통신사 연합뉴스
정우택 국회부의장을 비롯한 국회의원단이 대만을 방문한 것에 대해 중국이 “중-한 우호 관계의 발전에 배치되는 것”이라며 반발했다. 외교부는 “국회의원의 개별 활동에 대해 정부 차원에서 언급하는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말을 아꼈다.
주한중국대사관은 5일 대변인 명의 성명에서 “정우택 한국 국회 부의장과 일부 의원들이 중국 대만 지역을 무단 방문해 차이잉원, 유시쿤 등 인사들을 만난 것에 주목하고 있다”며 “이는 ‘하나의 중국 원칙’과 중-한수교 공동성명의 정신에 심각하게 위배되고 중-한 우호 관계의 발전에 배치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중수교 공동성명 3항이 ‘대한민국 정부는 중화인민공화국 정부를 중국의 유일 합법 정부로 승인하며 오직 하나의 중국만이 있고 대만은 중국의 일부분이라는 중국의 입장을 존중한다’고 돼있다는 점을 들어 의원단의 대만 방문에 항의한 것이다. 이어 “한국 측이 이번 사건의 위해성을 확실히 인식하고 악영향을 해소할 수 있는 조치를 적시에 취하며 하나의 중국 원칙과 중-한 수교 공동성명의 정신을 성실히 지키면서 대만 지역과 어떠한 형태로든 공식적인 교류를 하지 않고 실제 행동으로 중-한 관계의 전체 국면을 수호할 것을 엄숙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주한중국대사관 쪽은 “우리는 한국이 대만 지역과 어떤 형태로든 공식적으로 교류하는 것을 결연히 반대한다”며 “중국은 이미 한국 쪽에 엄정한 항의를 표했다”고도 전했다. 이와 관련,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가 최근 한국 외교부와 국회 쪽에 항의 의사를 전달했고, 중국 외교부 본부에서도 한국 정부 쪽에 항의를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쪽의 이같은 항의에 대해 외교부는 “국회의원의 개별 활동에 대해 정부 차원에서 언급할 사항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이와 관련 정례브리핑에서 “우리 정부는 하나의 중국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고, 중국 쪽도 이런 우리 입장을 잘 알고 있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정 부의장과 조경태·이달곤 국민의힘 의원,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은 지난달 28~31일 나흘간 대만을 방문했다. 대만을 방문한 의원단은 차이잉원 총통을 만나 남북관계와 한국-대만 간 현안 등에 관해 40분가량 대화했다. 대만 외교부는 지난달 31일 “의원단 일행은 구체적인 행동으로 대만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고 진심어린 우정을 보여주기 위해 이곳에 왔다”고 밝혔다.
신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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