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화상으로 열린 한-중 외교차관 전략대화. 외교부
한국과 중국이 4년 6개월만에 외교차관 전략대화를 열어, 양국 관계 발전에 정상·고위급 교류가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대면·비대면 등 다양한 방식으로 꾸준히 전략적 소통을 이어가기로 했다. 이 대화에서 미국이 외교적 보이콧을 주도하는 베이징 올림픽에 대해 한국은 성공적으로 개최되기를 기원했다.
외교부는 지난 23일 오후 화상으로 열린 한-중 외교차관 전략대화에서 최종건 외교부 1차관과 러위청 중국 외교부 부부장이 한-중관계, 한반도 문제, 지역·국제정세 등 상호 관심사를 심도 있게 협의했다고 24일 밝혔다. 양국의 외교차관 전략대화는 2017년 6월 이후 4년 6개월여만에 열렸다.
전략대화에서는 양국 관계 발전에 정상·고위급 교류가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대면·비대면 등 다양한 방식으로 꾸준히 전략적 소통을 이어가기로 했다. 이달 초 서훈 청와대 안보실장과 양제츠 중국공산당 정치국원의 톈진 회담 연장선에서 재확인한 것이다.
양쪽은 내년 베이징 동계올림픽도 거론했다. 러 부부장은 베이징 올림픽 준비 현황을 소개하며 성공적인 올림픽 개최를 위해 노력해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최 차관은 2018년 평창, 2021년 도쿄, 2022년 베이징으로 이어지는 동북아 릴레이 올림픽의 중요성을 평가하고, 이번 베이징 올림픽이 방역·안전·평화의 올림픽으로 성공적으로 개최되기를 기원했다고 외교부는 밝혔다. 이런 언급은 베이징 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을 주도하는 미국의 태도와는 비교된다. 정부는 베이징 올림픽에 정부 대표단을 보낼지 결정된 바 없다고 밝히고 있다.
두 차관은 내년 한중 수교 30주년을 맞아 양국의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보다 ‘성숙하고 미래지향적인 관계'로 발전시켜 나가자는 데도 공감했다. 특히 문화교류 활성화, 원자재 공급, 기후 변화 등 분야에서 양 국민들이 직접 체감할 성과지향적 실질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원자재 공급 협력’을 밝힌 것은 요소수 같은 중국발 공급문제 재발 방지를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중국의 한류 제한령이 실질적으로 해제되려면 중국 내 한국 문화콘텐츠 유통과 관련해 가시적인 진전이 이어져야 한다고 보고 있으며, 이런 맥락에서 ‘성과지향적’ 협력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양측은 안정적 정세 관리가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종전선언을 포함해 평화프로세스 재가동을 위한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양측은 대북 대화 재개를 위해 앞으로도 지속 소통해 나가기로 했다. 외교부는 미중 전략경쟁 상황이나 대만·공급망 등이 거론됐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