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25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제3차 여성과 함께하는 평화 국제회의’에서 영상으로 개회사를 전하는 모습. 외교부 제공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25일 일제강점기 일본군 ‘위안부’ 생존자인 이용수 할머니의 사례를 들면서 “이들의 명예와 존엄을 회복하고, 이러한 참극이 절대로 잊히거나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겠다는 막중한 책임을 느꼈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이날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제3차 여성과 함께하는 평화 국제회의’에 영상으로 전한 개회사에서 이렇게 밝혔다. 이에 앞서 그는 “생존자 중심 접근법은 생존자들의 상처를 치유하고 명예와 존엄을 회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며 “인간의 모든 악행은 그 피해자만이 용서할 수 있고, 그들만이 고통스러운 과거를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 장관은 이어 “가해자가 진실을 부정하고, 심지어 역사를 수정하거나 생존자가 세상을 떠나기를 기다려 부끄러운 행동이 잊히기를 바라는 것은 부도덕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30년 전 고 김학순 할머니는 일본군 위안부 생존자로서 피해 사실을 최초로 증언했다”며 “이 용기 있는 행동은 같은 경험을 지닌 더 많은 생존자들의 증언으로 이어졌고, 전 세계적인 호응을 촉발시켜 이들을 지지하는 국제연대를 이끌어냈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이날 개회사에서 ‘일본’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일본 정치권을 중심으로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일본군의 관여와 책임을 부인하는 움직임을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정 장관은 “(위안부와 같은) 잔혹 행위가 단순히 과거의 먼 기억이 아니라 안타깝게도 지금도 전 세계 곳곳에서 많은 이들에게 발생하고 있는 현실”이라며 미얀마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여성 인권이 위협받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여성과 함께하는 평화 국제회의’는 2018년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 시절 정부가 ‘2015년 한-일 정부 간 위안부 합의’를 사실상 파기하면서 후속 조처의 일환으로 고안돼, 2019년 처음 열렸다.
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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