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한 주유소에 기름값이 갤런당 4.87달러 이상이라고 안내하는 가격표가 세워져 있다. 샌디에이고/로이터 연합뉴스
한국 정부도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제안한 전략 비축유 방출에 동참하기로 결정했다.
외교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23일 보도자료를 내어 “정부는 미국이 제안한 비축유 공동방출에 동참하기로 결정했다”며 “미국을 비롯해 한국과 일본, 인도 등 주요 경제권 국가들이 참여”한다고 밝혔다. 다만 “(비축유) 방출 물량 및 시기 등 구체적 사항은 향후 미국 등 우방국과 협의를 통해 결정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일단 2011년 국제에너지기구(IEA) 국제공조에 따른 방출 사례를 꼽으며 물량과 시기 등이 “유사한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당시 정부는 리비아 내전으로 치솟은 국제유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28개 석유 수입국들의 협의체인 국제에너지기구의 결정에 따라 비축유의 약 4%인 346만7000배럴을 풀었다. 정부는 이런 규모로 방출할 경우 “국내 비축유는 국제에너지기구 국제기준에 따라 100일 이상 지속 가능한 물량을 보유할 수 있어, 비축유를 방출해도 비상시 석유수급에는 영향이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의 석유 비축량은 9700만배럴 정도다.
앞서 미국 정부의 요청을 받고 유관 부처들 간 수용 여부를 놓고 검토를 이어온 정부는 “최근 급격하게 상승한 국제유가에 대한 국제공조 필요성, 한-미 동맹의 중요성 및 주요 국가들의 참여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동참하기로 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실제 바이든 행정부가 비축유 방출을 검토하며 주요국에 동참을 요청한 이유도 국제시장 원윳값이 지난달 초 7년 만에 최고를 찍는 등 전 세계적 유가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국제유가는 두바이유 기준 올해 1월 배럴 당 50.5달러였던 것이 11월22일 기준 78.42달러를 기록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석유수출기구(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 산유국들은 미국의 증산 요구에 지난달 하루 40만 배럴을 증산하기로 했으나, 추가 증산 요구에는 응하지 않았다. 이에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을 비롯해 한국과 일본·인도 등에 비축유 방출을 제안했다. 미국 정부는 이날 5000만 배럴의 비축유를 방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한국은 1990년~1991년 걸프전,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 2011년 리비아 사태 계기에 국제에너지기구(IEA) 국제공조를 통해 전략 비축유를 방출한 적이 있다.
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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