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AFP 연합뉴스
10일 방한하는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외교부뿐 아니라 산업통상자원부와도 협의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 대선 후보와 면담도 추진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크리튼브링크 차관보는 11일 오전 여승배 외교부 차관보와 오찬으로 이어지는 한-미 차관보 협의를 할 예정이다. 지난 9월 취임한 크리튼브링크 차관보의 첫 방문인 만큼 상견례를 겸한 자리로 마련됐다고 한다. 크리튼브링크 차관보는 이날 오후 최종건 외교부 1차관과도 만날 계획으로 알려졌다. 동아태 차관보는 국무부에서 한국·중국·일본 등을 담당하는 실무 총괄 책임자로, 이번 협의에서는 한-미 양자 관계뿐 아니라 한반도 문제, 지역 및 글로벌 현안까지 두루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2박 3일로 예정된 크리튼브링크 차관보의 방한 일정 가운데 경제외교 행보가 눈길을 끈다. 그간 미국 동아태 차관보의 방한 일정을 살펴보면 대화상대인 외교부 차관보에 더해 한반도평화교섭본부 쪽 인사와 협의가 주를 이뤘다. 필요할 경우 통일부 쪽 접촉도 있었으나 산업통상자원부를 방문하거나 외교부 경제외교조정관을 따로 만나는 경우는 찾기 힘들다.
외교부 쪽에 따르면 이런 일정은 미국 쪽에서 먼저 제안해왔다고 한다. 외교부 당국자는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 이후 국무부 차원에서도 양국 간 협력의 지평이 넓어졌다”며 정상회담 후속조처뿐 아니라 내달 있을 한-미 고위급경제협의회(SED) 등을 포함해 폭넓은 경제분야를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중 견제의 일환으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꾀하고 있는 동맹·우방국을 중심으로 한 ‘공급망 재편’ 등 경제 안보적 접근에 무게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크리튼브링크 차관보는 이번 방문에서 여야 대선 후보 만남도 추진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는 11일 오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는 12일로 면담 일정을 조율 중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대미·대북 정책 방향을 탐색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앞서 19대 대선을 앞둔 2017년 3월에는 조셉 윤 당시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방한 기간 정부 당국자들과 협의 외에도 일부 대선 후보 및 캠프 관계자들과 접촉한 바 있다.
7~10일 일본에 있다 방한하는 크리튼브링크 차관보는 12일 귀국할 예정이다.
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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