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정부가 지난 8월 말 아프가니스탄 현지 조력자들을 국내로 이송할 때 이들의 미성년 자녀들만 동반 입국시킨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외교부 국정감사에서 “처음에 기여자들의 동반가족 기준을 설정할 때 직계존비속을 포함해, 자녀의 경우 미성년 자녀에 한”해 입국할 수 있도록 정했다고 말했다. ‘아프간에서 한국 정부를 도운 현지인 조력자들 중 가족을 남겨놓고 온 경우가 있느냐’는 김홍걸 무소속 의원의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정 장관은 “직계비속은 다 들어온 것 같고, 직계존속 중 (아프간에) 남아 있는 분들이 있고 미성년 자녀만 우선 받아 20세 이하를 받았는데 그 이상 (나이가 되는 자녀가 남아) 있을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고 부연했다. 지난 8월 입국한 아프간인 390여명 중 238명이 미성년자(전체의 61%)여서 눈길을 끌자, 당시 외교부는 ‘현지에서 한국 정부와 함께 일한 이들이 주로 20~30대 젊은층이었기 때문’이라고만 설명했다.

김 의원이 ‘아프간 조력자들이 한국에 왔는데 그들의 가족이 아프간에 남아 있다면 위태로운 상태에 놓일 수 있는 것이 아니냐’고 우려하자, 정 장관은 “(그 부분에 관해) 정부 내에서 논의했는데 기여자들이 희망한 가족들은 전원 동반해서 입국했다”며 애초 자녀 관련 기준이 있었다는 점을 밝혔다. 정부가 아프간 조력자들의 동반 자녀 중 미성년자만 받아들인 사실은 지금껏 공개된 바 없다. 앞서 최종문 외교부 2차관은 지난 8월25일 아프간 조력자들의 국내 이송 계획을 발표하면서 “우리 정부는 그간 아프가니스탄에서 우리 정부 활동을 지원해온 현지인 직원 그리고 배우자, 미성년 자녀, 부모 등 380여 명의 국내 이송을 추진해왔다”고 밝혔으나, 성인 자녀가 국내로 들어오지 못한다는 점은 부각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정부 관계자는 “미국이라든지 다른 나라 기준과 비교해 정한 것”이라며 “(아프간 조력자 국내 이송) 기준은 비교적 초기부터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정부는 미국 등이 이민법에 근거해 가족초청 이민의 경우 ‘동반가족’으로 미성년 자녀만 인정을 하고, 성인 자녀는 별도의 초청이민 절차를 받아야 하는 점 등을 참고했다는 것이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