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규덕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오른쪽)과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가 지난 8월 23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에 앞서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28일 한국과 미국의 북핵 수석대표가 전화로 협의했다.
외교부는 이날 오후 노규덕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가 전화 통화를 했다고 밝혔다. 양쪽은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와 최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 부부장 담화 등 한반도 상황에 대한 평가를 공유하고 향후 대응 및 추진 방안 등을 논의했다. 아울러 한반도 상황의 안정적 관리와 한-미의 빈틈없는 공조 유지 필요성에 공감했다고 한다.
노 본부장은 오는 30일 김 대표가 미국 대사로 주재하는 인도네시아에서 양국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두 대표는 불과 보름 전인 지난 14일 일본 도쿄에서 한-미 협의, 한·미·일 협의를 한 바 있다. 이후 유엔 총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3자 또는 4자 종전선언 추진 제안을 계기로 한반도 정세가 꿈틀거리자 곧바로 대면 협의를 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꿈쩍도 않던 북한이 김여정 부부장 등의 잇단 담화 등을 통해 한국과 미국에게 메시지를 전한 만큼 양국은 북한의 의도를 파악하고 북한과 대화 재개 방안을 모색할 전망이다.
특히 문 대통령이 제안한 종전선언 추진 논의가 대면 협의 핵심이 되리라 예상된다. 앞서 두 대표는 지난 협의를 통해 북한과 대화를 재개할 경우 비핵화 조처와 함께 의미있는 신뢰 구축 방안 등을 놓고 의견을 나눠왔다고 한다. 그동안 미국 쪽은 종전선언 추진의 의미를 설득하는 한국 정부에 부정적인 입장 표명은 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적극적으로 호응하지도 않았다고 전해진다. 일단은 “북한의 반응에 달려 있다”는 수준의 뜻을 밝혀온 상황이어서, 이번 협의에서 미국이 어떤 입장을 보일지에 관심이 쏠린다. 또 북한이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와 이중기준 철회를 종전선언을 포함한 관계 개선의 ‘선결 조건’으로 내건 상황에서 양국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도 관심이 쏠린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