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27일(현지시각)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가입한 지 64년 만에 처음으로 이 기구 이사회 의장국으로 선출됐다.
외교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어 “우리나라가 27일 오스트리아 비엔나(빈)에서 개최된 국제원자력기구 이사회에서 만장일치로 차기 국제원자력기구 이사회 의장국으로 선출됐다”고 밝혔다. 한국이 국제원자력기구 이사회 의장직은 맡은 건 1957년 이 기구 창설 회원국으로서 가입한 뒤 처음이다. 의장국 임기는 내년 9월까지 1년이며, 의장역은 신재현 주오스트리아 겸 주빈 국제기구대표부 대사가 수행하게 된다.
국제원자력기구 이사회 의장국은 8개 지역그룹이 돌아가면서 맡게 되는데, 이번은 한국이 속한 극동그룹 차례로, 극동그룹에는 한국·중국·일본·베트남·몽골·필리핀 등 6개국이 속해 있다. 의장국은 해당 연도 지역그룹 내 컨센서스(전체 합의)가 이뤄지면 국제원자력기구 총회 이후 개최되는 이사회에서 승인이 되는 구조다. 2020~2021년 회기엔 캐나다가 의장국을 맡았다.
지금껏 7차례의 의장국 순번을 맞이했던 극동그룹에서는 일본이 여섯 차례, 베트남이 한 차례 의장국을 수임했다. 이와 관련해 외교부 당국자는 기자들에게 “우리나라가 이제는 영향이 커졌고 일본이 사실상 독점한 관행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을 저희가 고려”했다며 “외교적 노력을 경주해서 일본도 적극 지지했고, 극동그룹 국가들의 동의를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극동그룹에서 일본이 그간 독주했던 데는 국제원자력기구 내 일본의 영향력과 원자력 분야에서의 기여, 능력 등이 고려됐던 것 같다고 이 당국자는 덧붙였다.
국제원자력기구는 핵 문제에 관한 최고 권위의 국제기구이며, 이사회는 35개국으로 구성된다. 국제원자력기구 이사회에서는 △북한 핵문제, 이란 핵문제 등 핵 검증·사찰 문제 △원자력 안전 △핵안보 △기술 응용 등 국제원자력기구 실질 사안을 논의·심의하고 총회에 필요한 권고 등을 한다. 이사회 의장은 연 5차례 열리는 이사회 및 이사회 산하 위원회 회의를 주재하며, 회의 전 주요 의제별 사무국 및 지역그룹, 유사입장그룹 간 사전 협의를 통해 회원국 간 입장을 조율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외교부는 “(한국이) 국제원자력기구 이사회 의장직을 수임하게 된 것은 우리나라가 비확산 분야 모범국으로서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위한 이 기구 활동에 적극적으로 기여해온 점이 반영된 것으로 평가된다”며 “(이를 계기로) 국제원자력기구의 핵심 이슈에 대한 우리나라의 관여와 기여를 확대하고, 북한 핵문제와 한반도 평화 안정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더욱 공고히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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