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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외교

왜 유엔 총회 정상 첫 연설은 브라질이 시작할까

등록 2021-09-22 16:52수정 2021-09-22 16:59

문재인 대통령, 일반토의 첫날 14번째
미 대통령은 2번째, 중국은 17번째 연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6회 유엔총회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6회 유엔총회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각) 오전 제76차 유엔 총회에서 열네 번째로 기조연설을 했다. 문 대통령이 연단에 오르기 직전 연설자는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었고, 문 대통령에 이어서는 기 파르믈랭 스위스연방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차례로 무대를 장식했다. 유엔 가입순도, 알파벳순이나 경제규모순도 아닌 아리송한 정상들의 연설 순서는 어떻게 정해지는 걸까?

유엔 총회는 헌장상 매해 세 번째 화요일에 회기를 시작한다. 올해 제76차 총회는 지난 14일 막이 올랐다. 1년 동안 이어지는 총회는 개막 1주일 뒤 각국 정상급 인사들이 연설하는 ‘일반 토의’(general debate)를 진행하는데, 총회 기간 중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는 이 고위급 행사주간은 일요일인 26일을 빼고 오는 27일까지 계속된다. 코로나 19로 거의 모든 회원국이 화상으로 연설을 전한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193개 회원국 가운데 106개국(10일 기준) 정상이 대면 참석을 신청했다.

대면 또는 화상으로 일반 토의에 참석하는 150여개국 정상 가운데 21일 오전 첫 연설자로 연단에 오른 이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다. 유엔 누리집의 관련 설명을 보면 일반 토의의 첫 연설은 브라질 몫으로 명시돼 있다. 이어 주최국인 미국 대표가 두 번째 연설자다. 일반 토의는 국가 원수(heads of state)-정부 수반(heads of government)-외교장관-대사 순으로 진행되지만, 이 두 나라는 참석 대표의 급에 상관없이 첫머리에 연설을 할 수 있다. 브라질이 첫 연설을 하기 시작한 건 1955년 제10차 총회 때부터로, 이후 예외는 4차례뿐이다. 이는 유엔 창립 초기 모두가 첫 발언을 꺼리는 상황에서 브라질이 거듭 먼저 발언하기를 자청한 것이 관례로 굳어졌기 때문이라고 유엔 쪽은 설명하고 있다.

매해 일반 토의의 세 번째 연설자로는 그 해 유엔 총회 의장을 배출한 나라의 정상이 연단에 서는데, 올해 총회 의장이 몰디브 외무장관 출신인 압둘라 샤히드인 만큼 이브라힘 모하메드 솔리 몰디브 대통령이 브라질과 미국에 이어 연설했다. 그에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연단에 올랐으며, 정상들의 발언이 시작하기 전엔 유엔 사무총장이 유엔 활동을 보고하고 총회 의장이 개회를 선포했다.

네 번째 발언자부터는 대표의 ‘급’에 따른 선착순으로 정해진다. 유엔 쪽이 일반 토의 일정을 공개하면 각국은 선호하는 시간대에 신청하는데, 그 안에서 신청 순서 대로 연설 순번이 배정되는 식이다. 예를 들어 지난 10일 기준으로 중국은 부총리를 연설자로 신청해 정상급과 장관급 중간인 25일 오후 9번째 순서로 발언 시간을 받았다. 하지만 시진핑 주석의 화상 연설로 바뀌자 발언 순서도 일반 토의 첫날 오전 마지막인 17번째로 당겨졌다.

북한은 2015년에는 리수용 외무상이, 2016~2018년에는 리용호 외무상이 유엔 총회에 참석했으나 2019년부터는 김성 주유엔 북한대사가 자리를 지켰다. 이번에도 김 대사가 일반 토의 마지막 날인 27일 오후 세션에 발언 신청을 했다. 올해 일반 토의에 대사급의 발언 신청을 한 나라는 북한·미얀마·기니·아프간 등이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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