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외교부 장관(왼쪽)이 4월 3일 중국 푸젠성 샤먼에서 열린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 앞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샤먼/연합뉴스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다음주 방한한다고 알려졌다.
6일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왕 부장은 다음주 방한해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한-중 외교장관 회담을 열 계획이다. 왕 부장의 방한은 지난해 11월25~27일 이후 열 달 만이며, 한-중 외교장관 회담은 지난 4월3일 중국 푸젠성 샤먼에서 열린 뒤 다섯달 만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지난 한-중 외교장관 통화(6월9일) 때, 한-중 양쪽은 고위급 소통의 중요성에 공감하고 여러 방식을 통해 외교장관 사이에 지속적으로 교류하기로 했으며, 이와 관련해 긴밀히 협의해 오고 있다”고 말했다. 외교 당국이 왕 부장의 방한 일정을 아직 공식 확인하지 않았지만 7일께 발표할 전망이다.
내년 한-중 수교 30돌을 앞두고 이뤄질 왕 부장의 방한을 계기로 한-중 실질 협력을 포함한 양자 관계, 한반도 비핵화 등 한반도 정세의 안정적 관리 및 북한과 조기 대화 재개를 위한 협력 방안 등과 관련해 의견을 나누리라 예상된다.
우선 양국이 지난해부터 추진해 온 시진핑 주석의 방한을 둘러싼 협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한-중 양국은 지난 4월 외교장관 회담 당시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되는 대로, 가급적 조기에 추진한다”는 기존 원칙을 재확인했으며, 당시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코로나19 방역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전제로 “시 주석의 올해 안 방한은 가능하며, 중국도 그런 방향으로 추진하려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다만 세계적으로 델타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세가 수그러들지 않아 시 주석의 연내 방한 성사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양국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진전을 위한 협력 방안과 중국의 구실 등과 관련한 논의도 할 전망이다. 정부 당국자는 “한-중 간에 한반도 문제는 중요하게 논의할 부분”이라면서도 “(왕 부장의 이번 방한은) 양자 관계의 필요성에 초점이 좀 더 맞춰져 있다”고 말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완전히 철군한 미국이 다시 대중국 전선을 바짝 조이는 와중에 미-중 갈등에 대한 입장을 나누는 기회도 있을 전망이다.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대만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는 문구가 명시된 뒤인 지난 6월 한-중 외교장관 전화회담에서 왕 부장은 “미국이 추진하는 인도·태평양 전략은 냉전적 사고로 가득 차있”다며 정 장관한테 “한쪽으로 치우치지 말아야 한다”는 경고성 발언을 했다. 특히 한-미가 5G·6G 네트워크 개발 협력 등 핵심・신흥 기술 분야에서 파트너십을 강화하기로 해, 이에 대한 중국 쪽 견제도 상당 부분 가시화할 듯하다.
내년 2월4~20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릴 예정인 제24회 겨울올림픽의 성공적 개최, 베이징올림픽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진전을 위한 고위급 외교의 장으로 활용하는 문제 등과 관련한 협의도 이뤄지리라 예상된다.
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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