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에서 22일(현지시각) 미군이 경비를 서는 가운데 국외로 탈출하려는 아프간 난민들이 미 공군 C-17 수송기에 오르고 있다. 미 공군 제공
정부가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 정부의 활동을 지원했던 현지인 직원과 가족을 국내로 데려오는 “작전을 수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들의 국내 이송이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는 24일 기자단에 보낸 공지문을 통해 “아프간에서 우리 정부 활동을 지원해온 현지인 직원 및 가족을 한국으로 데려오기 위해 우리 군 수송기 3대를 아프가니스탄과 인근국에 보내 작전을 수행 중이다. 이분들은 수년간 대사관, 한국병원, 직업 훈련원 등에서 근무한 바 있다”고 밝혔다.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앞선 23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현지에서 우리한테 도움을 주었던 아프가니스탄 현지인 문제가 시급하다”며 “우리로서는 그분들에게 안전한 피난처를 확보해 드려야 하는 국가적 문제의식과 책무를 갖고 있다. 이분들의 국내 이송 문제를 포함해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교부가 현지인 직원을 한국에 데려오는 작전을 “수행 중”이라고 밝힌만큼 이들이 국내 이송이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미국의 요청에 따라 아프간 재건을 지원하기 위한 의료부대인 ‘동의부대’(파병기간·2002~2007년)와 공병부대인 ‘다산부대’(2003~2007년)를 파견한 바 있다. 이들은 2007년 여름 아프간에서 한국인 23명이 탈레반에 인질로 잡혔다가 2명이 살해된 이른바 ‘샘물교회 사건’ 이후 같은해 12월14일 전원 철수한 바 있다. 이후 2010년부터 2014년까지는 지방재건팀(PRT)을 보내 현지 병원과 직업훈련원을 운영했다. 이 과정에서 적잖은 아프간 현지인 직원이 한국에 협력했다. 국내 이송 대상으로 검토되는 아프간 현지인 직원과 그 가족들은 400여명에 이른다.
하지만, 아프간 일반 난민을 주한미군 기지 등에 임시 수용하는 방안은 실현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는 24일 이 사안을 잘 아는 관계자를 인용해 “미국은 (주한·주일미군 기지 외에) 더 나은 곳을 찾은 곳으로 보인다. 수송과 지리적 이유 등으로 (아프간 난민 수용국가) 목록에서 한국과 일본이 제외됐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정의용 외교장관도 23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아프간 난민을 주한미군 기지에 수용하는 문제와 관련해 “그럴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답한 바 있다. 길윤형 최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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