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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김정은 “대화와 대결에 다 준비돼야 한다”

등록 2021-06-18 08:24수정 2021-06-18 16:00

제8기 제3차 전원회의서 대미 전략 방향 제시
대화·대결 ‘투트랙 접근’ 속 대결에 더 무게
“시시각각 변화되는 상황에 기민하게 반응”
“조선반도 정세 안정 관리”…깜작 도발 없을 듯
17일 열린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3차 전원회의 사흘째 회의에 참석 중인 김정은 총비서.
17일 열린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3차 전원회의 사흘째 회의에 참석 중인 김정은 총비서.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가 조 바이든 미 대통령 취임 이후 급변하는 국제 정세와 관련해 “대화와 대결에도 다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특히 대결에는 더욱 빈틈없이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와 대결뿐 아니라 대화를 염두에 두면서도 자신들에게 좀 더 유리한 협상 환경이 올 때까지 정세를 지켜보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김 총비서는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3차 전원회의 사흘째인 17일 “최근 시기 국제정치 무대에서 일어나고 있는 주된 변화들과 우리 혁명의 대외적 환경에 대하여 개괄하고 평가”한 뒤 “특히 새로 출범한 미 행정부의 우리 공화국에 대한 정책동향을 상세히 분석하시고 금후 대미관계에서 견지할 적중한 전략전술적 대응과 활동방향을 명시”했다. 이 내용은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 18일치 1면 등을 통해 상세히 보도됐다.

보도 내용을 보면, 김 총비서는 북한의 전략·전술적 목표인 “우리 국가의 존엄과 자주적인 발전 리익 수호”와 “평화적 환경과 국가의 안전을 믿음직하게 담보”하기 위해서는, “대화에도 대결에도 다 준비되어 있어야 하며 특히 대결에는 더욱 빈틈없이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화와 대결에 모두 대비하는 ‘투트랙’ 접근법을 선보이면서 아직은 대결에 더 무게를 두는 모양새다. <노동신문>은 이어 김 총비서가 “중요한 국제 및 지역 문제들에 관한 당과 공화국 정부의 대외정책적 입장과 원칙들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바이든 행정부가 지난 4월 말 내놓은 대북 정책 재검토 결과 등 “중요한 국제 및 지역 문제”들에 대한 평가와 그에 대한 입장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진 않았다.

앞서 바이든 행정부는 2018년 6월12일 열린 북-미 1차 정상회담의 성과물인 ‘싱가포르 공동선언’을 대화의 출발점으로 삼아 ‘점진적이고 단계적’으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실현해 가자는 쪽으로 대북 정책의 기조를 잡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지난달 21일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선 북-미 간 싱가포르 공동성명 뿐 아니라 2018년 4월27일 남북 간의 합의인 판문점 선언까지 언급하며 “기존의 남북 간, 북미 간 약속에 기초한 외교와 대화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이루는 데 필수적이라는 공동의 믿음을 재확인했다”고 한 걸음 더 나아갔다. 그러나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낼 만한 구체적 유인책을 제시하지 않아 북도 의미 있는 반응을 삼간 채 침묵을 지켜왔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지난달 23일 미 <에이비시>(ABC) 방송 인터뷰에서 이 같은 ‘침묵의 대치’ 상황과 관련해 “우리는 외교를 할 준비가 되어 있다. 공은 북한 코트에 있다”고 평한 바 있다.

북한은 지난 2019년 2월 말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북-미 간에 의미 있는 대화를 하기 위해선 미국이 북한에 대한 ‘적대시 정책’을 철회해야 한다며 강경한 입장을 거듭 밝혀왔다. 북한이 언급한 적대시 정책의 구체적 내용은 한-미 연합훈련 중지, F-35 등 북한에 큰 부담이 되는 전략 자산 반입 금지 등이다. 김 총비서는 이번 제3차 전원회의에서도 “우리 국가의 전략적 지위와 능동적 역할을 더욱 높이고 유리한 외부적 환경을 주동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언급하며 “시시각각 변화되는 상황에 예민하고 기민하게 반응·대응하며 조선반도 정세를 안정적으로 관리해나가는 데 주력해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싱가포르 공동선언에 기초해 ‘점진적이고 단계적’인 한반도 비핵화 협상을 시작할 수 있다고 밝힌 만큼 일단 대화의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좀 더 정세 변화를 관찰하겠다는 의지가 느껴진다. 또 김 총비서가 “조선반도 정세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고 했으니, 보수 쪽에서 우려하는 북한의 ‘갑작스런 도발’도 당분간 없을 것으로 기대된다. 결론적으로 바이든 행정부는 “공이 북한 코트에 있다”는 입장이지만, 북한이 이를 다시 미국 코트로 넘기려면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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