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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정의용 “북에 건넨 USB, 미국에도 전달했다”

등록 2021-02-02 21:26수정 2021-02-03 02:42

판문점회담 직후 방미 때 제공
정의용 외교부장관 후보자. <한겨레> 자료사진
정의용 외교부장관 후보자. <한겨레> 자료사진

정의용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2018년 4월 1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건넨 이동식저장장치(USB)에 담긴 내용을 회담 직후 미국에도 전했으며 이에 대해 긍정적 반응을 얻었다고 밝혔다. 남북 정상이 주고받은 ‘민감 자료’를 공개하라는 야당의 무리한 요구를 끊으면서 관련 논란에 종지부를 찍으려는 의도로 읽힌다.

정 후보자는 2일 오후 기자들과 만남을 자청해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으로(2018년 4월27일) 판문점 정상회담을 준비한 사람으로서, 사실을 정확하게 국민들과 공유하는 게 좋겠다 판단했다. 정부가 북한에 대해 원전 (건설을) 지원하기로 하는 방안을 검토했다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정 후보자는 2017년 5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지난해 7월까지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으로 일하며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을 총괄했다.

정 후보자는 1차 남북정상회담 때 북쪽에 전한 이동식저장장치에 대해 “한반도 신경제 구상에 대한 정부의 대략적인 아이디어를 포함하고 있었다. 동해·서해·접경지역의 3대 경제벨트를 중심으로 한 남북 경제협력 구상을 주로 담았다”고 말했다. 정 후보자는 이때 제시한 협력 내용 중 하나가 에너지 및 전력 분야였으며, 구체적으로 △신재생에너지 분야 협력 △낙후된 북한의 수력화력발전 개선·재보수 △몽골을 포함한 동북아 슈퍼그리드망 확충 등의 내용이었다고 설명했다. 정 후보자는 이 내용에 “원전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거듭 밝혔다.

정 후보자는 이어 1차 남북정상회담을 전후해 총 네 차례 미국을 방문해 존 볼턴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게 “한반도 신경제 구상의 내용과 취지를 설명했다. 특히 판문점 회담 직후 다시 워싱턴을 방문해서 미국에 북한에 제공한 동일한 유에스비를 제공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자료가) 한반도 비핵화가 상당히 진전됐을 때 남북 경협의 비전을 제시하는 목적의 자료였다는 점을 설명했고, 미국이 충분히 수긍했고 굉장히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며 싱가포르에서 열린 6·12 1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미국 쪽이 비슷한 내용의 동영상을 만들어 북쪽에 보여줬다”는 사실도 덧붙였다.

정 후보자는 유에스비 내용을 공개하라는 야당의 요구에 대해서는 “정상회담 관행이나 현재의 남북관계의 전반적 상황에 비추어봐서 적절하지 않다”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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