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당국이 내년부터 입영하는 채식주의자와 무슬림(이슬람교도) 병사 규모를 정확히 파악해 육류 등을 제외한 맞춤형 음식을 제공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채식주의 식단. 국방부 제공
군 당국이 내년부터 채식주의자와 무슬림(이슬람교도) 병사 규모를 파악해 채식 위주의 식단을 제공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27일 “내년부터 채식을 원하는 병사들을 위해 고기나 햄 등 육류가 들어가지 않는 식단을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이미 일선 부대에 지침을 내려, 채식을 요구하는 장병들에게 육식 대신 김, 야채, 과일, 두부 등 가용한 대체품목을 부대 급식여건을 고려해 제공하도록 하고 있다. 예컨대 채식을 원하는 장병들에게 우유나 버터 등 대신 두유나 딸기잼 등을 제공하고, 백김치에 젓갈 등을 사용하지 않는 방식이다. 국방부 당국자는 “내년 채식을 원하는 병사들 규모를 파악하게 되면 이들이 급식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채식 위주의 식단을 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지난해 9월 추석을 맞아 경기 양주 25사단을 방문해 신병교육대대 장병들에게 배식하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이와 관련해 병무청은 내년 2월부터 병역판정검사 때 작성하는 신상명세서에 ‘채식주의자’ 여부를 표시하도록 할 방침이다. 이 신상명세서는 입영 검사를 받은 신병이 근무할 부대로 보내져 해당 부대에서 미리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앞서 국방부는 지난주 ‘채식주의자와 무슬림 등 ‘급식배려병사’의 급식지원을 위한 전문가 포럼’을 개최해 의견을 수렴한 바 있다. 당시 포럼에서는 병사들이 골라 먹을 수 있도록 병영식단을 뷔페식으로 운영하는 방안이나 미군 처럼 채식주의자를 위해 ‘샐러드바’를 도입하는 방안 등도 제안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당국자는 “이날 논의된 내용들을 현실 여건에 맞게 검토해 구체적인 실행 방안 등을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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