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 장관이 지난해 11월 태국 방콕 아바니 리버사이드 호텔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방콕/연합뉴스 2019.11.17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최근 주한미군 한국인 노동자의 무급휴직과 관련해 에스퍼 미 국방 장관에게 ‘우선 해결’을 제안했다. 이에 대한 에스퍼 장관의 반응은 즉각 알려지지 않았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7일 언론 브리핑에서 “정 장관이 어제 저녁 8시반쯤부터 20여분 간 마크 에스퍼 미 국방부 장관과 통화했다”며 “정 장관은 방위비분담금 협상 타결 지연이 한-미동맹의 안전성과 연합방위태세유지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는 한미 국방당국의 공동인식 하에 한국인 근로자 무급 휴직 문제를 최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고 말했다.
올해부터 적용되는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의 타결이 늦어지고 있는 만큼, 우선 지난 1일부터 강행되고 있는 주한미군 한국인 노동자들의 무급휴직 문제부터 해결하자는 제안이다. 주한미군 기지 등에서 근무하는 한국인 노동자의 급여 중 대략 75%는 방위비분담금에서 지원된다.
최 대변인은 에스퍼 장관의 반응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외국의 장관 발언에 대해 밝히는 것은 적절지 않다”고 입을 닫았다. 그러나 에스퍼 장관은 이날 통화에서 그동안 “방위비분담금의 포괄적 합의가 중요하다”며 주한미군 한국인 노동자의 무급휴직 문제 우선 해결 요구를 사실상 거부해온 미국의 기존 입장을 고수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통화는 에스퍼 장관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이와 관련해 에스퍼 장관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정 장관이 오늘 동맹에 걸쳐져 있는 공정한 방위비 분담의 중요성을 논의하기 위해 나의 전화를 받아줘 감사하다”며 “공정하고 균형 잡히고 포괄적인 (방위비분담금) 합의에 신속히 서명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미간 방위비분담금 협상은 미국의 대폭 증액 요구로 막판 진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스퍼 장관은 이날 통화에서 다시 한번 방위비분담금의 증액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병수 선임기자,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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