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전 평양 시내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무개차를 타고 카퍼레이드를 하면서 환영하러 나온 10만여명의 평양 시민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8일 오전 평양 시내에서 카퍼레이드를 하는 동안 두 정상이 함께 탄 무개차(지붕이 없는 차량)의 조수석에는 북쪽 인사가 아닌 주영훈 청와대 경호처장이 앉았다.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정상 경호 의전을 뛰어넘은 파격이다. 무개차 운전은 북쪽 호위당국에서 맡았으나 조수석 선탑(선임탑승자)은 주 처장이 맡은 것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경호와 직결된 문제인데도 북쪽 호위당국의 배려로 우리 쪽 경호 책임자가 선탑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정상 행사 때 일차 경호 책임은 초청국이 맡는 게 국제 관례다. 그러나 북쪽은 2007년 10월 남북정상회담 때도 노무현 대통령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무개차를 타고 평양 시내를 지나는 동안 남쪽이 근접경호를 할 수 있도록 배려한 바 있다.
두 정상이 이용한 무개차는 독일 벤츠에서 만든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600 풀만 가드’를 개조한 차량으로 추정된다. 마이바흐의 최상위급 버전에 방탄 기능을 갖춰 특수제작한 차량으로, 무게는 5t에 이른다. 이 차량은 뒷좌석 쪽 지붕을 여닫을 수 있도록 특수제작한 것으로 보인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관계자는 “방탄차인 ‘풀만 가드’를 기반으로 한 차량은 맞는데, 주문할 때부터 특수제작한 건지 출고한 뒤 북한에서 개조한 건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평양 순안공항에 내린 문 대통령이 평양 시내까지 타고 간 차량도 남쪽에서 미리 가져온 방탄 전용차량인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600 풀만 가드’다. 4·27 판문점 정상회담 때 김 위원장도 같은 차종을 타고 군사분계선을 넘었다. 총격과 화염방사기는 물론 차량 바로 밑에서 15㎏의 티엔티(TNT)가 폭발해도 견디도록 설계돼 있다. 바퀴 4개가 모두 터져도 시속 80~100㎞로 달릴 수 있다. 시가 8억~10억원으로 알려져 있다.
평양·서울 공동취재단, 김지은 홍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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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보] 2018 평양 남북정상회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