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방문한 북한 노동당 친선참관단 일행이 16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앞줄 가운데)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의 노동당 시·도당 위원장 전원이 참여한 방중 ‘친선참관단’의 박태성 단장이 16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중국의 경제 건설과 개혁·개방의 경험을 배우러 왔다”고 말했다고 중국 관영 <중앙텔레비전>(CCTV)이 보도했다.
조선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인 박 단장은 시 주석한테 △양국 최고지도자의 중요한 공동인식 실행 △중국 경제 건설과 개혁·개방의 경험을 학습 △경제 발전에 우선 역량을 집중하는 새로운 전략노선 관철에 적극적 역할 △조-중(북-중) 우의를 위한 새로운 공헌 등이 방문 목적이라고 밝혔다고 <중앙텔레비전>은 전했다. 이에 시 주석은 참관단한테 “조선의 경제 발전과 민생 개선을 지지하며, 김정은 위원장이 당과 인민을 국가 정세에 부합하는 발전 경로로 이끄는 것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17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도 참관단이 16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 주석을 만난 사실을 전하며, 이 자리에서 박태성 단장이 “당과 인민이 당 중앙위 7기 3차 전원회의에서 제시된 새로운 전략적 노선을 높이 받들고 경제 건설에 총력을 집중하고 있는 데 대하여 언급했다”고 보도했다. 시 주석과 참관단의 만남에서 ‘경제’ 관련 대화의 비중이 높았음을 확인할 수 있다.
시 주석과 참관단의 만남에는 북-중 정상회담 중국 쪽 배석자인 왕후닝 공산당 중앙위 서기처 서기, 딩쉐샹 당 중앙위 판공청 주임, 쑹타오 당 중앙위 대외연락부장과 지재룡 주중 북한대사 등이 함께했다.
앞서 14일 베이징에 도착한 친선참관단은 ‘중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중관춘 과학원 문헌정보센터를 둘러봤다. 15일에는 중국 첨단농업 기술 현장인 농업과학원의 작물과학연구원, 농업과학 기술 전시관, 16일엔 베이징시 기초시설투자유한공사 등을 방문하고 시 주석을 예방했다.
방중 참관단에 직할시(1곳), 특별시(2곳), 도(9곳) 등의 북한 시·도당 위원장 모두가 참여한 것은 경제특구·개발구 사업을 이끌어갈 주체가 각 지역의 당 위원장들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들은 노동당 중앙위 7기 3차 전원회의(4월20일)에서 채택한 새 전략노선인 “사회주의경제 건설 총력 집중” 이행을 위한 후속 조처를 검토·마련할 목적으로 중국 경제 현장 곳곳을 방문한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이 이들을 직접 만난 것은, 이들을 중국에 보낸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배려와 화답 차원으로 볼 수 있다.
북한경제 전문가인 양문수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미국과 협상을 앞둔 상황에서 미-중 사이에서 등거리 외교를 하려는 정치적 행위”라고 짚었고, 같은 학교 구갑우 교수는 “경제특구·개발구가 전국에 있기 때문에 (북-중 경제 협력을 대비해) ‘보험’을 드는 차원에서 시·도당 위원장이 다 함께 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노지원 기자,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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