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 랴오닝성 다롄에서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 랴오닝성 다롄에서 정상회담을 했다고 <조선중앙방송>과 <중국중앙텔레비전>(CCTV)이 8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은 3월25~28일 베이징을 방문한 지 40일 만이다. 북-중 정상회담 역사상 전례를 찾기 어려운 단기간 내 연속 방중이다. 김 위원장은 전용기인 참매 1호를 타고 7일 다롄에 도착해 시 주석과 회담한 뒤 8일 오후 3시20분께(현지시각) 귀국길에 올랐다.
김 위원장은 시 주석과의 회담에서 “조선(한)반도 비핵화 실현은 조선의 시종 명확한 입장”이라며 “유관 각국이 대북 적대시 정책과 안전 위협을 없앤다면 조선이 핵을 보유할 필요가 없고 비핵화는 가능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조(북)-미 대화를 통해 상호 신뢰를 구축하고 유관 각국이 단계별로 동시적으로 책임 있게 조처를 하며 조선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 프로세스를 전면적으로 추진해 최종적으로 조선반도 비핵화와 영구적인 평화를 실현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고 <시시티브이>가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한달여 만의 방중 배경과 관련해 “시진핑 (중국 공산당) 총서기와 (3월 말) 역사적 만남 뒤 조선반도 형세에 진전이 이뤄지는 등 관건적 시기라 재차 방중해 시 총서기한테 통보하려 한다”고 말했다고 <시시티브이>가 전했다.
시 주석은 “최근 김 위원장이 한반도 대화와 정세 완화 방면에서 적극적인 노력을 해서 성과를 거뒀다”며 “중국은 북한의 비핵화 견지와 조-미 간 대화를 통한 한반도 문제 해결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김 위원장이 노동당 중앙위 7기 3차 전원회의(4월20일)에서 ‘경제·핵무력 건설 병진노선’의 종료와 함께 ‘사회주의 경제 건설 총력 집중’ 노선 채택을 선언한 것과 관련해 “북부(풍계리) 핵시험장 폐쇄는 김 위원장의 경제 발전 의지와 노력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김 위원장이 경제 건설 쪽으로 돌아선 것을 지지한다”고 밝혔다고 <시시티브이>가 보도했다.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시 주석과의 회담에서 “심각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조선반도 주변 정세 추이에 대해 분석·평가하시고 전략적 기회를 틀어쥐고 조·중 사이의 전술적 협동을 보다 적극적으로 치밀하게 강화해 나가기 위한 방도적 문제들을 말씀하셨다”며 “조선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을 이룩하고 공정하고 정의로운 새 세계를 건설하기 위한 역사적 장정에서 친근한 중국 동지들과 굳게 손잡고 나아갈 것이라고 말씀하셨다”고 보도했다. <중통>은 시 주석이 “조·중 두 나라는 운명공동체, 변함없는 순(망)치(한)의 관계”라고 했으며, 당 전원회의의 ‘사회주의 경제 건설 총력 집중 노선’ 채택을 “지지”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 배경과 관련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우리도 (미국 워싱턴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하니 북쪽도 (김 위원장이 방중해 시 주석과 회담을) 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짚었다. 김 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담을 앞두고 시 주석과 긴밀한 협력 모양새를 취함으로써 북-중 우호협력 관계 강화를 통한 ‘뒷문 점검’과 ‘미·중 사이 균형외교’에 나섰다는 풀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일 오전(현지시각) 시진핑 주석과 전화 통화를 해 북한과 무역 문제를 논의한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이제훈 성연철 기자,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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