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고위급 회담이 열린 9일 오전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등 북측 대표단이 판문각을 나서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회담을 많이 취재해 봤는데 분위기가 오늘 특히 좋다.”
2년1개월여 만에 재개된 남북 당국회담은 현장을 취재하는 남과 북 기자들의 만남을 의미한다. 9일 오전 남북 고위급회담이 이뤄진 평화의집에는 북쪽 대표단과 함께 취재진 6명이 동행했다. 자신을 <조선중앙통신> 기자라고 밝힌 반백의 기자는 남쪽 기자들에게 오랜 남북회담 취재 경력을 드러내며 “오늘 회담 분위기가 특히 좋다”고 했다.
북쪽 취재진은 사진기자, 영상기자, 취재기자 등 6명으로 구성됐다. 사진용 카메라는 신형으로 보였지만 방송용 카메라는 다소 구형이었다. 유엔사 규정에 따라 북쪽 기자는 ‘기자’라고 쓰인 초록색 완장을 해야하지만, 이날은 아무도 완장을 하지 않았다.
이날 북쪽 기자들의 반응은 대체로 호의적이었다. “이번 회담 잘 될 것 같지만 그래도 지켜봐야겠다”며 회담 전망을 하거나 “날씨가 오늘은 많이 춥다” 등 남쪽 취재진과 부드러운 대화를 하려 애쓰는 모습이었다. 특히 일부 북쪽 기자는 남쪽 취재진에게 “남조선에서 기자들이 많이 왔네요”, “남조선 쪽에선 기자들 몇 명이 왔느냐”, “어느 회사 소속이냐” 등을 자연스럽게 물어보기도 했다. 남북간 용어 차이로 “통일부 출입기자”라는 남쪽 기자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다가 “통일부 담당기자”라고 말하자 그제서야 이해하기도 했다. 좋은 장면을 놓치지 않으려는 남쪽 기자들의 모습이 낯선 듯 “사진기자들 무섭죠?”라고 말하기도 했다. 북쪽 취재진은 ‘모두 조선중앙통신 소속이냐’는 남쪽 기자의 질문에 “여러 곳에서 왔다”고 답했다.
판문점/공동취재단, 김남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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