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국방·북한

“북 ICBM급 중 가장 진전”…대기권 재진입 기술은 불투명

등록 2017-11-29 21:45수정 2017-11-29 22:55

‘화성-15’형 미사일 기술 평가

4475㎞ 역대 최고 고도
950㎞를 53분간 날아
7월에 쏜 ‘화성-14’형보다 향상

탄두 무게 줄였을 가능성은?
“가벼운 모형탄두 탑재했다면
사거리는 1만3000㎞ 못미쳐”

북 “재진입 기술 재확증”
‘화성-14’형 발사때 주장과 유사
실제로 성공했는지는 확인 안돼
북한이 29일 새벽 발사한 탄도미사일은 지금까지 선보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중 성능이 가장 향상된 것으로 평가된다. 최대 사거리가 1만3000㎞로 추정되며 워싱턴디시(DC) 등 미국 전역이 사정권에 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서훈 국가정보원장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에 출석해 북한의 ‘화성-15’형 미사일에 대해 “그동안 세 차례에 걸쳐 발사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중에 가장 진전된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고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병기 의원이 전했다. 북한은 이미 화성-14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으며 시험발사도 두 차례 했다. 지난 7월4일 첫 발사 땐 고도 2802㎞, 비행거리 933㎞였고, 두번째 발사였던 7월28일에는 고도 3724.9㎞, 비행거리 998㎞였다. 그러나 이번 화성-15형의 비행기록은 이보다 앞선 고도 4475㎞, 비행거리 950㎞다. 미사일의 비행시간도 기존의 화성-14형이 각각 37분과 47분 날았던 것에 비해 이번에는 53분을 기록했다. 이런 수치는 이날 발사한 화성-15형이 지난 7월 발사한 ‘화성-14’형보다 성능이 우수하다는 점을 말해준다.

북한은 이번에도 화성-15형을 고각 발사했다. 미국의 물리학자 데이비드 라이트는 ‘참여 과학자 모임’(UCS)의 누리집 블로그에서 “수치들이 맞다면 정상 각도로 발사할 경우 1만3000㎞ 이상 날아간다”며 “워싱턴디시를 포함한 미국 어디라도 타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평양에서 워싱턴디시까지의 거리는 약 1만1000㎞다.

그러나 북한이 이번에 미사일의 탄두 무게를 줄여 사거리를 늘렸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북한은 화성-15형을 “초대형 중량급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대륙간탄도로케트”라고 강조했다. 탄두 무게를 줄여 사거리를 늘린 게 아님을 에둘러 밝힌 것이다. 이에 대해 데이비드 라이트는 “이번에 발사할 때 가벼운 모형 탄두를 탑재했다면 이번 탄도미사일은 무거운 핵탄두를 1만3000㎞까지 실어나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이날 오후 늦게까지 화성-15형의 사진이나 영상 등을 공개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당장은 화성-15형의 구체적 제원이나 적용된 로켓 기술 방식 등을 가늠할 만한 단서도 확보하기 어렵다. 그러나 북한의 탄도미사일이 액체연료 로켓을 중심으로 발전해온 점에 비춰 화성-15형도 액체연료 미사일일 가능성이 크다. 또 대륙간탄도미사일인 만큼 화성-14형처럼 2단 로켓일 것으로 추정된다.

화성-15형 미사일 기술의 원형도 당장 확인은 어렵다. 북한은 “새 형의 대륙간탄도로케트”라며 새로 개발한 미사일임을 강조했다.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선 △최근 북한이 화성-14형의 개량형을 개발 중이라는 <시엔엔>(CNN) 등의 보도가 있었던 점 △7월 화성-14형 시험발사 이후 신형 미사일 개발까지는 시간이 촉박한 점 등을 들어, 화성-14형의 개량형일 개연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화성-15형이 대기권에 성공적으로 재진입했는지 여부도 논란거리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밤 “이번 시험발사는 새로 개발한 ‘화성-15’형 무기체계의 전술·기술적 제원과 동작 믿음성을 확정하는 데 목적을 두고 최대 고각발사체제로 진행했다”며 “유도 및 안정화 체계 설계 정수들의 정확성이 검증되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특히 “이미 확증된 조종 및 안정화 기술, 계단분리 및 시동기술, 재돌입(재진입) 환경에서 전투부(탄두부)의 믿음성들을 재확증했다”고 밝혀,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확보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북한의 이런 보도는 화성-14형 발사 때 나온 주장과 유사해, 화성-15형 탄두가 실제 대기권에 다시 진입할 때 섭씨 6000~7000도 이상의 고열, 엄청난 진동과 압력을 극복하고 목표지점에 제대로 유도됐는지는 아직 확증할 수 없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평화를 위해 당당한 목소리가 필요합니다
한겨레와 함께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1.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2.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3.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4.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5.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