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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핵잠·첨단 정찰기 도입 공식화…‘무기판매’ 실리 챙긴 트럼프

등록 2017-11-07 22:50수정 2017-11-07 22:55

국방기술 협력과 무기 구입

“한국 방위력 증강” 내세웠지만…
트럼프 “무기 많이 사줘 감사
무역적자 감소될 것” 기대감

“긴장은 지속되고 군사비용 지불” 우려도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 “한국의 방위력 증강을 위한 협력을 전례 없는 수준으로 추진”하기로 함에 따라, 한-미 간 국방 협력 및 무기 구입이 조만간 구체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 대통령이 이날 공동 기자회견에서 밝힌 한-미 간 협력 내용은 △최첨단 군사 정찰자산의 획득과 개발을 위한 협의 즉시 개시 △미사일 탄두 중량 완전 해제 △미군 전략무기의 한반도 및 인근 지역 순환배치 확대·강화 등 세가지로 요약된다.

가장 주목되는 대목은 최첨단 무기의 획득과 개발 협의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최첨단 전략자산은 그동안 얘기해온 핵(추진)잠수함 부분도 있고 첨단 정찰자산도 포함돼 있다”며 “이 두가지는 향후 미국과 긴밀하게 협의해 나갈 예정이고 이전부터 논의해왔던 것”이라고 말했다.

핵잠수함은 문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필요한 시대가 됐다”고 적극성을 보여왔다. 그러나 청와대가 미국과의 협의 사실을 확인한 것은 처음이다. 한-미 간 협의는 아직 초기 단계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지난번 한-미 정상회담 때도 (핵잠수함 보유 문제를) 협의했지만 여러가지 국제 규범이라든지 미국의 핵잠 기술 등을 고려할 때 여러 과제가 있어서 하나씩 양국이 긴밀히 협의해나가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핵잠수함 확보 방안에 대해선 “우리가 미국에서 구입할 수도 있고 같이 개발할 수도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를 검토해야 한다”고 두가지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그러나 미국이 얼마나 협조적일지는 속단하기 어렵다. 미국은 전략무기인 핵잠수함을 수출한 전례도, 외국에 기술 이전을 한 사례도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첨단 정찰자산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핵심 분야다. 군당국은 정찰자산 확보를 위해 2023년까지 정찰위성 5기를 개발해 띄우는 일명 ‘425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위성 사업과는 무관하다”고 잘랐다. 그러면서 “구체 내용은 말할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군 주변에선 지상감시 및 전장관리를 임무로 하는 통제기인 ‘E-8 조인트 스타스’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종종 한반도에도 출격하는 조인트 스타스는 고도 9~12㎞ 상공에서 북한군의 해안포 및 장사정포, 전차부대 상황 등을 정밀 탐지할 수 있다. 공군이 내년부터 4대 들여오는 고고도무인정찰기 ‘글로벌 호크’보다 감시 영역이 더 넓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조인트 스타스도 미국이 외국에 판매한 전례가 없다.

양국 정상은 이날부로 대한민국의 미사일 탄두 중량 제한을 완전히 해제하는 ‘2017년 개정 미사일 지침’을 채택했다고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밝혔다. 지난 9월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6차 핵실험 직후 한 통화에서 ‘한국의 탄도미사일 탄두 무게에 제한을 두지 않기’로 합의한 것의 후속책이다. 그동안 한국은 한-미 간 미사일 지침에 따라 사거리 800㎞인 탄도미사일의 경우 탄두 무게가 500㎏을 넘을 수 없었다. 이번 합의로 탄두 무게 1t 이상의 탄도미사일이 개발되면, 북한의 지하시설도 파괴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대북 압박이 불가피하다”며 대북 억지력 차원에서 국방력 강화를 강조하는 것은 자칫 미국 무기 구입을 압박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장삿속’에 이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문 대통령과의 확대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한국 정부가 국방장비를 많이 구입해줘서 감사하다. 한국이 무기 구입을 크게 확대하여 무역 적자가 감소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또 공동 기자회견 때는 한국의 군사무기 획득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자신에게 묻지 않았는데도 자청해서 “한국에서는 수십억달러에 달하는 이런 장비들을 주문하는 것으로 말했다. 이미 승인이 난 부분도 있다”고 적극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암시하듯 한국이 최근 어떤 종류의 미국산 무기를 신규 구매하려고 나섰는지는 즉각 확인되지 않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위협을 무기 수출의 지렛대로 한껏 활용하겠다는 의도임은 분명히 확인된다. 김동엽 경남대 교수는 “한국 자체의 방위력 강화라고 하지만 결국 미국 무기 사준다는 이야기가 될 것”이라며 “평화의 길보다 대북 군사적 압박을 통한 긴장과 위기를 지속하면서 막대한 군사 비용은 비용대로 지불하겠다는 이야기로 들린다”고 우려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방위비 분담금과 관련해선 “한-미가 합리적 수준”에서 분담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2019년분 한-미 간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방위비 분담금 증액 압박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분담금 관련 구체 내용은 없었다”고 말했다. 한국의 2017년 방위비 분담금은 9507억원이다.

한국을 국빈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태운 차량이 7일 오후 전통 무사복장을 한 호위대에 둘러싸여 청와대로 들어서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한국을 국빈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태운 차량이 7일 오후 전통 무사복장을 한 호위대에 둘러싸여 청와대로 들어서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박병수 선임기자, 성연철 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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