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국방·북한

사거리 9000~1만㎞로 늘어나…“미 본토 타격 가능”

등록 2017-07-30 21:25수정 2017-07-30 22:23

-전문가들 ‘화성-14’형 2차 발사 기술 평가-
1차 미사일보다 고도 1000㎞ 높이고
비행거리·시간도 큰 진전 이뤄
탄두 무게 줄여 발사했을 수도
미 전문가 “한달 안돼 또 성공
이런 추세면 연내 ICBM 만들 듯”
※ 이미지를 누르시면 확대됩니다
북한이 28일 밤 11시41분께 기습적으로 발사한 ‘화성-14’형은 지난 4일 1차 발사보다 앞선 성능을 보여줬다. 불과 한 달도 안 된 기간에 이룬 성과다. 북한의 미사일 기술이 무척 빠르게 진보하고 있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북한은 29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화성-14형 2차 시험발사가 성공적으로 진행됐다”며 “최대 정점 고도 3724.9㎞까지 상승하며 거리 998㎞를 47분12초간 비행”했다고 밝혔다. 군 당국의 평가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합동참모본부(합참)는 화성-14형 발사 2시간 40여분 뒤 “고도 약 3700㎞, 사거리 1000여㎞로 사거리 기준 시 지난번보다 더 진전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미국 국방부의 제프 데이비스 대변인도 “이번 미사일은 예상했던 대로 아이시비엠으로 평가한다”며 “미사일은 (자강도) 무평리에서 발사돼 약 1000km를 비행한 뒤 동해에 떨어졌다”고 밝혔다.

북한이 <조선중앙TV>에 공개한 영상을 보면, 화상-14형 미사일은 8축 발사차량에 실려온 뒤 지상 발사대에 수직으로 거치돼 발사됐다. 지난 4일 1차 발사 때와 같은 절차를 밟아 고각으로 발사됐다. 그러나 이번 2차 발사에서 나타난 수치들은 지난 4일 1차 발사 때의 최고고도 2802㎞, 비행거리 933㎞, 비행시간 39분보다 크게 향상된 것이다. 최고고도가 1000㎞ 가까이 더 높아졌고 비행거리는 65㎞, 비행시간은 8분여 늘어났다. 최대 사거리가 나올 정상 각도로 발사하면, 사거리가 9000~1만㎞에 이르러 미국 본토 타격이 가능할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8일 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대륙간 탄도미사일급 ‘화성-14’형 미사일 2차 시험발사를 실시했다고 29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8일 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대륙간 탄도미사일급 ‘화성-14’형 미사일 2차 시험발사를 실시했다고 29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미국 비영리 과학자단체인 ‘참여 과학자 모임’(UCS)의 데이비드 라이트 선임연구원은 28일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북한이 정상 각도로 발사할 경우 사거리는 1만400㎞에 이를 것이라며, 지구 자전을 고려하면 사거리가 더 늘어나 로스앤젤레스·덴버·시카고가 사정권에 포함되고, 보스턴과 뉴욕도 포함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라이트 선임연구원은 지난 4일 화성-14형의 1차 발사 때만 해도 사거리를 6700㎞(당시 한국 국방부의 사거리 추정치는 7000~8000㎞)로 인색하게 평가한 바 있다. 마이클 엘레먼 영국 국제전략연구소(IISS) 미사일 방어 분야 선임연구원도 북한전문 매체인 ‘38노스’에 올린 글에서 “수평한 탄도로 날아간다면 사거리가 9000∼1만㎞에 이를 것”이라고 추정했다.

불과 20여일 만에 이처럼 사거리 연장이 이뤄진 데 대해선 탄두 무게를 줄였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교수는 “북한이 지난 4일 시험발사에서는 약 900㎏의 모의 탄두를 탑재했을 수 있지만, 이번에는 500㎏ 수준으로 확 줄였을 수 있다”며 “가장 쉽게 사거리를 늘리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실제 탄두 무게를 줄여 사거리를 늘린 것이면 큰 진보라고 보긴 어렵다. 데이비스 대변인도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북미 대륙엔 위협을 제기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계하는 목소리도 많다. 마이클 엘레먼 선임연구원은 “중요한 것은 북한이 한 달도 안 돼 두번째 미사일 발사시험에 성공했다는 것”이라며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연말이 되기 전에 신뢰할 만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라이트 선임연구원도 “중요한 것은 북한이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갖고 있느냐 여부”라며 북한이 핵 장착 탄두를 어느 정도 뭉툭하게 만들어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suh@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평화를 위해 당당한 목소리가 필요합니다
한겨레와 함께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국힘, 정권 ‘넘겨준다’는 오만함…권력 선출하는 국민 모독 1.

국힘, 정권 ‘넘겨준다’는 오만함…권력 선출하는 국민 모독

이재명이 두려운가, 그보다 보수가 진정 해야 할 일은 2.

이재명이 두려운가, 그보다 보수가 진정 해야 할 일은

이재명 ‘국정 안정 협의체’ 제안…“한덕수 탄핵 않기로” [영상] 3.

이재명 ‘국정 안정 협의체’ 제안…“한덕수 탄핵 않기로” [영상]

한동훈 “내가 투표했나”…국힘 탄핵가결 공방 격랑 속으로 4.

한동훈 “내가 투표했나”…국힘 탄핵가결 공방 격랑 속으로

‘탄핵 찬성’ 안철수 “이번 대통령 탄핵, 헌정사 마지막이길” 5.

‘탄핵 찬성’ 안철수 “이번 대통령 탄핵, 헌정사 마지막이길”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