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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미8군, 64년만에 용산 떠나 평택 입주…완공시점 ‘한·미 시각차’

등록 2017-07-11 21:58수정 2017-07-11 22:09

험프리스 기지 새 사령부청사 개관
주한 미8군 사령부가 경기 평택 팽성읍 송하리에서 11일 개관식을 열고 본격적인 주한 미군기지 이전 작업을 시작했다. 이날 오후 평택의 캠프 험프리스 활주로에 헬리콥터가 세워져 있다. 평택/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주한 미8군 사령부가 경기 평택 팽성읍 송하리에서 11일 개관식을 열고 본격적인 주한 미군기지 이전 작업을 시작했다. 이날 오후 평택의 캠프 험프리스 활주로에 헬리콥터가 세워져 있다. 평택/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주한 미8군이 11일 용산 시대를 마감하고 평택 시대를 열었다. 미 8군 사령부는 이날 평택 험프리스 기지에서 새 청사 개관식을 열고 공식 입주했다. 이날 이전으로 미8군은 1953년부터 주둔해온 서울 용산 기지를 64년 만에 떠나게 됐다.

토머스 밴들 미8군 사령관은 이날 문을 연 3층 새 청사 앞에서 열린 행사에서 “총 107억달러가 투입된 이 건설 프로젝트는 평택 험프리스 기지의 규모를 확장해 미 국방부 해외 육군 기지 중 최대 규모의 기지로 거듭나게 했다”며 “이 사업이야말로 미국과 한국이 계속 힘을 합쳐 주어진 모든 임무를 어떻게 완수해왔는지 보여주는 또 하나의 실례”라고 말했다.

기존+신규 부지 ‘여의도 5.5배’
미 육군 해외기지중 최대 규모
병사숙소·가족주택 등 아직 공사중

미군 “80% 완료…2020년 완공”
국방부 “94% 진척…2018년 완공” 엇갈려

미8군은 이날 행사에 맞춰 국내 언론을 대거 초청해 평택 험프리스 기지를 공개했다. 기지 내 버스 투어에 동행한 국방부 미군기지이전사업단 관계자는 “평택 험프리스 기지가 151만평 규모의 기존 기지에 293만평의 신규 부지가 추가된 것”이라며 “총 444만평 규모로 이는 여의도 면적(둑방길 안쪽) 80만평의 5.5배 규모”라고 설명했다. 기지 이곳저곳은 아직 공사 중이었다. 기지 내 초·중·고등학교는 이미 개교해 운영되고 있으나 가족 주택, 병사 숙소 등의 건설 현장에선 여전히 건설 노동자들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대표적인 기지 내 기반시설인 철도차량기지의 경우 숙성역에서 연결되는 노선이 모두 완공됐다. 그러나 숙성역에서 평택항으로 이어지는 노선은 아직 공사 중이라고 전했다.

국방부는 내년까지 주한미군 기지의 평택 이전을 완료할 계획이다. 군 관계자는 이날 “6월 기준으로 현재 사업 진척도는 94.4%에 이른다”며 “올 연말까지 대부분의 공사가 끝내고 내년 말까지는 미군기지의 이전이 마무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내년 말까지 이전이 완료될지는 두고 봐야 한다. 주한미군은 국방부와 전혀 다른 셈법과 일정표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밴들 사령관은 이날 미8군 사령부 청사 개관식 환영사에서 “2020년 기지가 완공되면, 한·미 양국 정부의 동맹을 향한 영원한 헌신이 주한미군의 변혁을 통해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지 완공 시점을 국방부의 2018년보다 2년 늦은 2020년으로 상정한 것이다. 밴들 사령관은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에선 “기지 공사가 80%쯤 완료됐다”며 국방부의 94.4% 완료와 큰 시각 차이를 드러냈다. 국방부 관계자는 “공정률 94.4%는 통상적으로 국내 시공사의 산출 방식에 따른 것이다. 한-미 간 차이도 산출 방식의 차이 때문인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처럼 양쪽에 차이가 큰 이유는 서로의 이해가 다르기 때문이라는 게 중론이다. 한국 정부는 공사 지연에 대한 부담감이 있는 반면, 미군은 비용·시기와 상관없이 완공 시점이 늦춰지더라도 좀더 완벽한 조건에서 이전하기를 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군기지 이전 사업은 지연을 거듭했다. 애초 주한미군 기지의 평택 이전 완료 시점은 2008년이었다. 하지만 이전사업이 계획대로 진척되지 않으면서 이전 종료 시점은 하염없이 늦춰졌다.

주한미군의 평택 시대가 눈앞에 다가왔지만, 이와 무관하게 용산에는 한미연합사가 잔류하게 된다. 밴들 사령관은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최소 규모로 일부 인원이 용산에 남는 쪽으로 주한미군과 국방부가 협의를 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또 한강 이북에는 경기 동두천의 210 화력여단, 경기 포천의 로드리게스(영평) 훈련장,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경비대대 등이 현지에 잔류한다.

평택/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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