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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환경평가·부지공사도 하기전…사드 장비부터 기습 반입

등록 2017-03-07 22:11수정 2017-03-07 22:14

새 정권이 ‘사드 재검토’ 못하게
수송기로 하루면 옮기는 사드
굳이 몇달앞서 반입할 이유없어
정권 바뀌기전 배치 ‘기정 사실화’

북 미사일 쏜날…‘절묘한 시점’
안보우려 고조때맞춰 전격반입
군 “애초 계획된 일정 따른 것”
주한미군사령부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첫 부품이 한국에 도착했다”고 공식 확인한 7일 오후 경기 평택 오산공군기지에서 사드 부품을 싣고 온 것으로 추정되는 C-17 수송기 앞으로 F-16 전투기(아래)가 이륙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평택/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주한미군사령부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첫 부품이 한국에 도착했다”고 공식 확인한 7일 오후 경기 평택 오산공군기지에서 사드 부품을 싣고 온 것으로 추정되는 C-17 수송기 앞으로 F-16 전투기(아래)가 이륙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평택/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한·미가 6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체계의 일부 장비를 전격 반입한 것은 5월께 치러질 수도 있는 조기 대선 이전에 사드 배치를 기정사실화하려는 ‘쐐기 박기’ 시도로 풀이된다.

국방부는 불과 일주일 전인 지난달 28일 롯데로부터 성주골프장을 양도받아 이 부지를 미군에 넘겨주기 위한 한-미 간 부지 공여 협의를 막 시작한 상황이다. 앞으로도 환경영향평가, 부지 공사 등 갈 길이 멀다. 조기 대선이 치러질 경우 사드 배치가 그 이전에 마무리될 가능성은 높지 않은 셈이다. 현재 가장 유력한 대선 주자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사드 배치는 다음 정부로 넘겨 국회에서 논의하자’는 입장인 점을 고려하면, 대선 결과에 따라 사드 배치가 지연되거나 아예 물건너갈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번 ‘깜짝’ 사드 장비 반입은 이런 상황에 대비해 사드 배치의 확실한 안전장치를 담보해놓겠다는 의도가 농후하다. 정권교체가 되더라도, 한-미 관계 등을 고려할 때 새 정부가 이미 국내에 들어온 사드 장비를 미국에 되가져가라고 단호한 태도를 취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군 당국은 이번 사드 일부 반입에 대해 “애초 계획된 일정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며 ‘알박기’ 의혹을 일축했다. 국방부 당국자는 7일 기자간담회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고도화된 데 따른 대응책”이라고 말했다. 또 조기 반입에 대해선 “사드를 국내에 미리 들여와 대기시켰다가 성주골프장 부지공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바로 배치하면 시간을 아낄 수 있다”며 “국내 정치일정과 전혀 무관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군 당국이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를 우려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또 사드는 세계 어디든 수송기로 24시간 내에 옮길 수 있는 무기로 알려져 있다. 굳이 배치 몇 달 전부터 부품 일부를 가져다 놓아야 할 이유가 없다.

(※ 클릭하시면 확대됩니다)
한·미가 사드의 조기 반입이나 대선 전 배치에 합의했다는 얘기는 최근 외교부와 국방부 주변에서 제법 널리 퍼져 있었다. 실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6일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에서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를 조속히 완료하여 북한의 핵·미사일에 대한 방어체제를 갖추라”며 사드 조기 배치론을 들고나왔다. 앞서 지난달 28일에는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서 대선 전 사드 배치에 합의했다”는 언론 보도도 나왔다. 당시 국방부는 입장자료를 내어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하며 “계획대로 올해 안에 배치한다”고 원칙적 입장을 재확인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정부 당국자는 7일 “사드를 조기에 들여오자는 것은 2월2일 한-미 국방장관 회담 이후 한-미 간 실무협의를 거쳐 결정된 것으로 안다”며 “애초 롯데의 망설임으로 성주골프장 확보가 예정보다 한두 달 늦어져 사드 배치를 서두르자는 취지에서 그런 계획을 추진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사드 일부를 국내에 반입한 시점도 절묘하다. 6일 북한이 비행거리 1000㎞인 미사일 4발을 쏘며 무력시위에 나선 당일이다. 북한의 미사일 위협이 극적으로 조명되는 시점인 것이다. 국방부 당국자는 “북한이 미사일을 쏜 당일에 사드의 이동을 결정해 실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단지 ‘우연의 일치’임을 강조했다. 그러나 국방부는 지난해 2월7일 북한이 장거리 로켓을 발사한 바로 당일 “한-미 간 사드 배치 문제를 협의하기로 했다”며 그동안 견지해왔던 ‘3 노(NO)’(제안도 협의도 없고 결론도 안 내렸다)의 입장을 한순간에 바꾼 전력이 있다. 북한 미사일 위협에 대한 우려 목소리가 높아지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 여론의 파고를 타고 넘어간 것이다.

군 당국은 사드 일부를 들여오면서도 포대의 구체적인 규모에 대해선 “작전 보안”을 이유로 답변을 피하고 있다. 그러나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은 지난해 11월 육군협회 강연에서 “한국에 전개될 사드 포대는 괌 포대보다 규모가 클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통상 사드 1개 포대는 ‘사격통제센터 1개, 레이더 1개, 발전시설 1개, 발사차량 1~9대’로 이뤄진다. 태평양 괌 미군기지의 사드 포대에는 발사 차량이 모두 3대 배치돼 있다. 이에 비춰보면 성주 사드 포대는 발사 차량이 4~9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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