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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문재인 세 쟁점서 등장…반기문 32차례 언급

등록 2016-10-16 21:56수정 2016-10-19 09:45

회고록 내용 살펴보니
10·4선언과 탈레반 협상 등
문재인 비서실장 역할 밝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진출 위해
노 대통령 할 수 있는 일 다 해”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의 회고록 <빙하는 움직인다>엔 어떤 내용이 담겼기에 여·야 정치권이 ‘10년 전 일’로 격한 공방을 벌일까? ‘비핵화와 통일외교의 현장’이 부제인 559쪽짜리 책에서 송 전 장관이 강조한 메시지는 이렇다. “긴 여정을 거쳐 나는 한반도 문제 해결의 지렛대는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하나로 묶는 것이라는 결론에 다시 도달했다”(7쪽)로 시작해, “워싱턴의 한반도 정책이 서울에서 시작되게 해야 한다”(514쪽)를 거쳐, “협상은 작은 성공에서 시작해서 큰 성공으로 이어가는 것이다. 그 과정을 시작해야 한다”(523쪽)는 호소로 끝난다. 송 전 장관은 “한반도의 역사를 바꿔보려는 시도들은 결정적인 순간에 늘 ‘북한 핵’이라는 장애에 걸려 좌절됐다. 표면에 나타난 것은 핵 문제이지만 그 밑에는 냉전의 잔재가 거대한 빙하처럼 도사리고 있다”고 짚었다. 문제 인식과 ‘처방’은 여권보다 야권에 가깝다.

그런데도 송 전 장관의 회고록은 새누리당이 야권의 유력 대선 주자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공격하는 불쏘시개로 쓰이고 있다. 송 전 장관이 참여정부 시절 문재인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과 함께 일하며 겪은 정책 결정 관련 내용을 회고록에 상세하게 밝힌 탓이다.

회고록에 “문재인”은 모두 4차례, 세 쟁점에서 등장한다. 첫째, 새누리당이 지난 14일부터 ‘북한이 상전이냐’며 문 전 대표를 공격하는 2007년 11월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기권 방침 결정과 관련한 회고다. 둘째는 2007년 여름 탈레반이 샘물교회 단기선교단 23명을 인질로 잡고 ‘협상을 하려면 한국 정부의 신임장을 휴대한 대표를 보내라’고 요구한 데 대해 김만복 국가정보원장과 이재정 통일부 장관이 ‘써 보내자고 주장’했고 “문재인 비서실장도 찬성했다”는 대목이다. 송 전 장관은 “결국 납치단체의 요구를 거부했다”면서도 “테러 단체에 정부의 신임장을 제시하는 것은 국가가 결코 넘어서는 안 될 선”이라고 비판했다. 셋째는 2007년 10·4 정상선언의 ‘3자 또는 4자 종전선언’과 관련해, 송 전 장관이 ‘종전선언’ 앞에 ‘9·19 공동성명과 2·13 합의’를 넣고, ‘3자 또는 4자’는 ‘직접 관련 당사자’로 바꿔야 한다고 문재인 비서실장한테 요청했는데 ‘3자 또는 4자’는 결국 바뀌지 않았다는 내용이다. 송 전 장관은 “문 실장도 이 문제의 비중을 이해했다”면서도 “‘3자’는 북한이 사정에 따라 중국이나 한국을 빼겠다는 전술을 구사할 여지를 갖겠다는 것으로 보였다”고 짚었다.

송 전 장관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관련한 내용도 회고록에 많이 담았다. “반기문”은 모두 32차례 등장한다. 6자회담 9·19 공동성명 협의 과정에서 ‘경수로 제공’을 반대한 미국을 설득한 일화 등 ‘반(기문)-송(민순) 협력 외교’ 관련 내용이 대부분이다. 다만 “노(무현) 대통령은 반 장관의 (유엔) 사무총장 진출을 위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다하려고 했다”거나 “부시 대통령은 노 대통령에게 ‘반 장관이 괜찮은 사람입니까’라며 농담을 던진 후에 반 장관을 보고는 ‘왜 그 자리를 원합니까?’라고 마치 면접 보듯이 물었다”(279~280쪽)는 내용은, 여권의 유력 대선 주자로 거론되는 반 총장으로선 부담스러운 대목일 수 있다.

송 전 장관은 책에 쓴 ‘감사의 말’에서 반 총장을 “어떤 난관도 깊은 물처럼 헤쳐나가려는 지혜를 보여준 분”(558쪽)이라고, 노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얼굴을 마주한 지 얼마 되지 않고부터 신뢰하며 일을 맡겨준 고 노무현 대통령을 (회고록을 쓰는 동안) 그 누구보다도 많이 생각했다”(558쪽)고 적었다. 문 전 대표의 리더십이나 인물평은 따로 적지 않았다.

이제훈 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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