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는 30일 경북 성주군 초전면 롯데 스카이힐 골프장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체계를 배치하기로 최종 결정한 것과 관련해 애초 언론에 사전설명을 하기로 했으나 브리핑 형식을 두고 취재진과 논란을 빚다가 이를 생략한 채 보도자료만 발표했다. 사진은 브리핑을 기다리는 취재진의 모습.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국방부는 30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배치 대체부지 확정 내용을 여야 정치권과 지방자치단체엔 공식 통보하면서도 언론 등을 상대로 발표하는 절차는 밟지 않았다. 사안의 민감성을 감안해 여론의 조명을 덜 받겠다는 고육책이다. 그러나 이 때문에 공식 발표 없이 정책 결정이 공포되는 이상한 모양새가 됐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날 오전 한민구 국방부 장관의 국회 설명 일정과 국방부 인사들의 경북도청, 성주군, 김천시 설명 일정을 브리핑하면서 “언론에 공식 ‘온 브리핑’은 하지 않고 ‘백 브리핑’만 하겠다”고 밝혔다. 온 브리핑은 카메라 앞에서 하는 설명으로, 공식성과 책임성을 띠는 공식 발표이다. 반면 백 브리핑은 익명에 숨어 민감한 사안을 설명하는 형식이다. 그는 “이번에는 내용을 지자체에 설명하는 것으로 공식 온 브리핑 발표를 갈음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국방부 출입기자들이 중요 정책결정을 공식 발표 없이 기정사실화한 관례가 없는 점 등을 들어 재고를 요청했지만, 국방부가 이를 거부하는 등 국방부와 기자단 양쪽은 실랑이를 거듭했다. 결국 국방부는 뒤늦게 2쪽 짜리 보도자료를 이메일로 보내는 것으로 언론 설명 절차를 대신했다.
국방부의 지방자치단체 설명 과정도 매끄럽지 않았다. 국방부는 애초 이날 오후 경북도청과 성주군, 김천시에 알리겠다고 했으나 갑작스럽게 일정이 오전으로 앞당겨졌다. 국방부는 “지방자치단체에서 오전에 설명해달라고 요청해왔다”고 해명했으나, 박보생 김천시장은 국방부 설명단의 면담을 거부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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