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배치지 선정 요지경]
“3후보지 검토불가”라던 국방부
박대통령 지시로 ‘최적지’ 바꿔
“3후보지 검토불가”라던 국방부
박대통령 지시로 ‘최적지’ 바꿔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 체계)를 배치할 ‘최적지’가 바뀌었다. 미군 쪽이 사드 배치 필요성을 처음 제기한 2014년 6월 이후 3년 만에 경북 성주 배치가 결정된 뒤, 79일 만에 사드 부지가 변경된 것이다.
한국 정부는 사드 배치와 관련해 처음부터 끝까지 혼선을 빚었다. 미국 요구에 끌려다닌 탓으로 보인다. 사드 배치 필요성은 2014년 6월 커티스 스캐퍼로티 당시 한·미연합사령관이 처음으로 거론했다. 그러나 올 초까지도 한국 정부의 공식 견해는, 사드 배치에 관한 “요청도, 협의도, 결정도 없다”는 ‘3노(No)’였다.
사드 배치가 급물살을 타기 시작한 건 박근혜 대통령의 입에서 비롯됐다. 올초 북한의 4차 핵 실험 일주일 뒤인 1월13일 박 대통령은 새해 대국민담화·기자회견에서 ‘사드 배치 검토’를 공식 거론했다. 한국과 미국 정부의 ‘주한미군 사드 배치 공식협의’ 역시 북한의 로켓 발사 당일인 2월7일 개시됐다.
그러나 지난 7월 정부가 경북 성주군 성산포대로 사드 배치 지역을 발표할 때까지도, 협의를 시작한 지 5개월 만에 결정되리라고 내다본 이들은 없었다. 절대 다수는 일러도 오는 10월 열리는 한-미 연례안보협의(SCM)에서 결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한 결정은 결국 변경됐다. 반대 여론이 극심한데도 ‘제3후보지 검토 불가’라던 국방부 방침은, 역시 8월4일 박 대통령이 ‘성주군 추천 지역’ 면밀 검토를 지시하면서 뒤바뀌었다. 한·미 공동실무단은 5개월 검토를 거쳐 결정한 사드 배치 부지를, 한달간 재검토를 통해 롯데그룹 소유의 ‘성주 스카이힐 골프장’으로 변경했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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