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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군, 졸속 선정 40일만에 “성주 내 제3장소 검토” 새 갈등 촉발

등록 2016-08-22 21:42수정 2016-08-22 22:07

‘유력한 곳은 롯데골프장’ 내비쳐
김천시민 반발·비용 등 변수로
마땅찮을 땐 원위치 가능성 시사
국방부가 22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배치와 관련해 “성주 내 제3후보지를 검토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국방부는 이날 오후 문상균 대변인 명의의 ‘입장 자료’를 내어 “해당 지자체와 긴밀하게 협조하며 6개의 부지 가용성 평가 기준을 적용해 빠른 시일 안에 현재 성주지역에서 거론되고 있는 제3후보지를 평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날 오전에는 김항곤 성주군수가 군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방부에서는 성산포대를 제외한 제3의 적합한 장소를 결정해 주시기 바란다”고 공개 요청했다.

국방부가 성주군의 요청을 받아들이는 형식으로 제3후보지 검토를 약속함에 따라 사드 배치 문제는 사실상 ‘원점’ 재검토 상황이 됐다. 지역주민의 의견을 무시한 ‘졸속 추진’을 인정한 것이나 다름없다. 주무부처인 국방부는 무리한 일방통행식 강행으로 한 달 넘게 주민과 갈등을 빚고 이로 인해 행정력 낭비와 혼선, 한-미 간 외교적 약속의 불이행 등이 일어난 데 대한 책임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

국방부는 3월4일 사드 배치 지역을 선정할 한·미 공동실무단을 본격 가동한 뒤 넉 달 만인 7월13일 “성주 성산포대에 사드를 배치하겠다”고 일방적으로 발표했다. 그러나 성주 주민들의 격렬한 반발에 부딪혀, 발표 한 달여 만에 ‘다른 곳’을 알아봐야 하는 상황에 내몰렸다. 국방부 관계자는 “제3후보지 평가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한·미 최초의 결정이 유지된다. 군유지만 대상으로 한 이전 선정 과정과 달리 이번에는 사유지도 포함해 다시 선정하는 것”이라는 논리로 원점 재검토가 아니라고 해명했다.

국방부는 제3후보지 검토 대상을 “성주군 안”으로 한정했다. 그러나 검토 대상이 될 제3후보지가 어디인지는 특정하지 않았다. 국방부 관계자는 “제3후보지는 언론에서도 거론했고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도 거론된 것으로 안다. 이들 지역이 대상이 되지 않겠느냐”며 그동안 거론돼온 롯데스카이힐 성주컨트리클럽이 유력한 제3후보지임을 내비쳤다. 성주군청에서 북서쪽으로 18㎞ 거리에 있는 이 골프장은 인구밀집지역에서 떨어져 있고 도로·전기 등 기반시설도 완비돼 있다. 그러나 인접한 김천시민들의 반발이 변수로 꼽히고 있다.

제3후보지 평가 작업은 이번에도 국방부와 주한미군이 공동으로 한다. 국방부 당국자는 “제3후보지 평가는 (성산포대를 사드 배치 지역으로 결정한) 한·미 공동실무단이 6가지 기준에 따라 할 것”이라고 말했다. 6가지 기준은 △작전운용성(군사적 효율성) △주민·장비·비행 안전 △기반시설 및 체계 운용 △경계 보안 △공사 소요 및 비용 △배치 준비 기간 등이다.

국방부는 제3후보지 검토가 기존의 성산포대 포기를 뜻하는 게 아니라고 거듭 강조했다. 국방부 당국자는 ‘제3후보지가 마땅하지 않으면 성산포대로 원위치하냐’는 질문에 “그럴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제3후보지 검토가 언제 마무리될지, 제3후보지 매입 방식이나 비용, 국회 동의 여부 등에 대해선 답변을 피했다.

한편 김항곤 성주군수는 이날 오전 10시 성주군청 대강당에서 출입문을 걸어 잠근 채 공무원 70여명과 보수단체 회원 30여명 등 100여명만 앞에 두고 ‘제3후보지 검토 요청’ 기자회견을 했다. 김 군수 기자회견이 끝나자마자 사드 배치 철회를 요구하는 성주 주민 200여명이 대강당에 들어와 김 군수의 기자회견을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배은하(41) 성주 투쟁위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주민의 주장과 상관없는, 주민의 뜻과 다른 군수의 오늘 기자회견은 무효다. 우리는 끝까지 성주 사드 배치 철회를 위하여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박병수 선임기자, 성주/김일우 기자 suh@hani.co.kr

22일 오전 경북 성주군청 대강당에서 성주군민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성주군수 규탄과 사드 배치 반대를 주장하고 있다. 이날 김항곤 성주군수는 사드 배치를 지금의 성산포대가 아닌 성주군 내 다른 지역으로 변경해달라고 국방부에 요청했다. 성주/연합뉴스.
22일 오전 경북 성주군청 대강당에서 성주군민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성주군수 규탄과 사드 배치 반대를 주장하고 있다. 이날 김항곤 성주군수는 사드 배치를 지금의 성산포대가 아닌 성주군 내 다른 지역으로 변경해달라고 국방부에 요청했다. 성주/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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