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THAAD) 배치 지역이 경북 성주로 최종 결정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13일 대구·경북지역 국회의원 21명이 지역 선정 기준과 안정성 등에 문제를 제기하며 정부의 밀어붙이기식 발표에 반발하고 나섰다. 박근혜 대통령이 갑자기 대구 신공항 건설 방침을 밝힌 것이 경북에 사드를 배치하기 위한 ‘사전 물타기’라는 말까지 나왔다.
새누리당 이완영(경북 칠곡성주고령), 이철우(경북 김천), 이만희(경북 영천청도)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사드 배치 결정에 대해 시·도민이 충분히 납득할 수 있어야 하고, 배치 지역 역시 한반도 방어의 최적지임을 전 국민이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며 정부의 일방적 사드 배치 결정에 반발했다.
세 의원은 사드 배치가 유력한 성주를 지역구로 두거나, 바로 인접 지역구 의원들이다. 이들은 “대구경북 지역민들은 (영남권) 신공항 건설 무산으로 인한 실망에 이어 최근 불거진 대구경북 지역 사드 배치설로 불안감과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며 정부의 사드 배치 결정 발표를 미뤄달라고 요구했다. 티케이지역 의원들은 △선정 기준과 선정 절차를 소상하고 투명하게 공개할 것 △지역 주민들과 충분히 대화를 통해 풀어나갈 것 △사드 레이더 전자파의 진실을 제대로 알릴 것 △사드 배치지역에 대한 국책사업 지원 등 인센티브를 마련할 것을 요구하며 “종합적인 대책을 세운 후 배치지역을 발표하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이완영 의원은 ‘사드 배치 자체를 반대 안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대한민국에 설치하는 것은 반대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 의원은 “지역에서는 대구 신공항을 발표한 것이 경북에 사드를 배치하려고 그런 것 아니었느냐는 말까지 나온다”고 했다.
이날 입장에는 대구경북지역 의원 25명 친박근혜계 핵심인 최경환 의원(경북 경산)과 강석호, 곽대훈, 곽상도, 김광림, 김상훈, 김석기, 김정재, 김종태, 박명재, 윤재옥, 이만희, 이철우, 장석춘, 정종섭, 정태옥, 조원진, 주호영, 최교일(이상 새누리당), 무소속 홍의락(대구 북을) 의원 등 21명이 참여했다. 반면 사드 배치를 찬성해온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대구 동을), 사드 배치 반대 뜻을 밝힌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대구 수성갑), 국방부 차관 출신인 백승주 새누리당 의원(경북 구미갑), 국무조정실장 출신인 추경호 새누리당 의원(대구 달성)은 참여하지 않았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영상 : TK 의원 21명 사드 배치 공동입장 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