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국방·북한

사드 배치, 북한 핵·미사일 불안 심리 한껏 활용

등록 2016-07-10 17:02수정 2016-07-10 20:04

일 <아사히> “한국 10월 발표 원했으나 미국 압박으로 앞당겨”
군 당국자 “북 무수단 고각발사 뒤 사드 배치 협의 촉진”
한국·미국 정부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체계 배치 결정이 시기적으로 북한의 미사일·로켓 발사와 연동돼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애초부터 사드 배치 시나리오를 마련해두고 있다가 북한의 잇딴 미사일 발사에 따른 국민의 불안 심리를 한껏 활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한반도 사드 배치 문제의 본격화는 2014년 6월 한 강연에서 커티스 스카패로티 주한미군사령관이 “사드의 전개를 (미국 정부에) 요청한 바 있다”고 밝힌 때부터다. 당시는 북한이 노동미사일 고도를 160㎞까지 높여 고각으로 발사한 지 석 달 뒤였다. 북한의 고각발사 실험 뒤, 고각발사한 노동미사일은 하강 속도가 빨라 패트리어트 미사일로 요격할 수 없으니 사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부에서 나오던 상황이었다. 스카패로티 사령관의 발언은 이런 주장에 기름을 끼얹었다.

정부는 논란이 커지자, ‘미국의 요청도 없고, 협의도 없고, 결정도 내려진 바 없다’는 이른바 ‘3노(no)’만 되풀이하며 침묵으로 일관했다. 그러다 정부는 북한이 장거리 로켓 ‘광명성 4호’를 발사한 당일인 2월7일 “미국과 사드 배치 문제를 협의하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북한이 4차 핵실험(1월6일)에 이어 로켓을 발사해 국민의 불안심리가 고조된 상황에서 이뤄진 기습 발표였다. 당시 국방부는 “북한의 4차 핵실험 뒤 미국이 사드 배치 문제를 협의하자고 제의해와 검토 끝에 수용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북한의 핵실험을, 한국은 장거리 로켓 발사를 사드 배치에 한발 더 다가서는 디딤돌로 삼은 것이다.

이번 사드 배치 결정 앞에는 6월22일 북한의 중거리미사일(IRBM) ‘무수단’의 고각 발사가 있었다. 국방부 당국자는 “지난달 무수단의 고각 발사 이후 한·미가 사드 배치 문제 협의를 촉진하게 됐다”며, 이번 결정과 무수단 발사의 연관성을 내비쳤다. 그러나 사거리 3000㎞ 이상으로 추정되는 무수단은 한국보다는 태평양 괌의 미군기지에 대한 위협이라는 점에서 이번 전격적인 사드 배치 발표는 미국이 주도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해 일본 <아사히신문>은 10일 한국이 사드 배치 발표를 10월 한-미 연례안보협의회(SCM)로 미루자고 제안했으나, 미국이 발표 시기를 앞당기자고 한국을 압박했다고 보도했다. 한국은 9월 중국 항저우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한-중 정상회담을 열어 사드 배치에 대한 한국의 방침을 중국한테 설명해 이해를 구하고 10월 한-미 연례안보협의회 때 이 내용을 발표할 계획이었다는 것이다.

박병수 선임기자, 도쿄/길윤형 특파원 suh@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평화를 위해 당당한 목소리가 필요합니다
한겨레와 함께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1.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2.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3.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4.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5.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