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대표적 ‘사드 논객’ 엇갈린 입장
새누리당에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의 한반도 배치에 가장 선명한 입장을 나타내온 정치인은 유승민·윤상현 의원이다. 당내 정치적 대척점에 서 있는 두 의원은 사드 배치에도 정반대 입장이다.
유 의원은 8일 사드 한반도 배치 결정에 대해 “북핵 위협을 막기 위해 사드를 배치해야 한다는 소신에는 변함이 없다”며 환영 입장을 밝혔다. 그는 19대 국회 국방위원으로 사드 배치를 강력히 요구했고, 당 원내대표 시절에는 ‘사드 의원총회’를 열기도 했다. 하지만 유 의원은 “사드를 아무데나 배치한다고 한반도 전체 방어가 되는 것은 아니다. (후보지로 거론되는) 경북 칠곡에 두는 것은 수도권 방어를 포기한다는 말”이라며 대구·경북지역 사드 배치에는 반대 뜻을 나타냈다. 대구(동을)가 지역구인 그는 “사드가 주한 미군기지만 방어하겠다는 것인지, 아니면 한국 전지역을 방어하겠다는 것인지 문제는 이전에도 제기했었다”며 “대구·경북은 신공항 백지화에 대구 공군기지(K-2) 이전 움직임도 미적지근한데, 여기에 사드 배치까지 나오니 민심이 좋지 않다”고 덧붙였다.
반면 사드 배치 신중론자인 윤 의원은 “그간 누누이 강조해 왔지만 사드를 ‘군사적 무기’가 아닌 한반도 통일을 지향하는 대한민국의 외교적 주도권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 카드’로 활용했어야 한다. 이번 사드 배치 결정은 너무 성급했다. 아쉽다”고 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인 윤 의원은 “국방 논리, 미국의 논리만 강조되고 외교 논리, 한국의 논리는 뒤로 빠졌다”고 지적했다. 유승민 의원에 대해서는 “국방 논리에 빠져 있다”고 했다.
윤 의원은 지난 5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한민구 국방부 장관에게 “불확실하고 검증되지 않은 방어 가능성”을 제기하며 “사드 한 대에 48발의 미사일이 있다. 북한은 미사일이 1천여기가 넘고 이동식 발사대는 200대가 넘는다. 미사일 비가 쏟아지는데 사드가 미사일 빗줄기 하나 하나 추격해 맞출 수 있는 무적의 방패 우산이냐”고 따지기도 했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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