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방사포 시험사격 현지 지도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선제 대응 밝혀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선제 대응 밝혀
박근혜 대통령이 “북한의 폭정을 중지시키겠다”고 압박하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는 “박근혜가 대책 없이 무모한 무력증강 놀음”을 벌인다며 “핵탄두들을 임의의 순간에 쏴버릴 수 있게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김 제1비서는 신형 대구경 방사포 시험사격을 현지지도하는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고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4일 보도했다. 3일 북한군이 동해상으로 6발 쏜 단거리 발사체는 이 방사포인 것으로 보인다.
김 제1비서는 특히 오는 7일 시작될 한·미 연합군사 훈련인 ‘키리졸브·독수리 연습’에 대해 강력 반발하며 선제공격적 대응방식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적들이 ‘참수작전’과 ‘체제붕괴’와 같은 어리석기 짝이 없는 마지막 도박에 매달리고 있는 것으로 하여 정세는 더 이상 수수방관할 수 없는 험악한 지경에 이르렀다. 이제는 적들에 대한 우리의 군사적 대응방식을 선제공격적인 방식으로 모두 전환시킬 것”이라며 “국가 방위를 위해 실전 배비(배치)한 핵탄두들을 임의의 순간에 쏴버릴 수 있게 항시적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이례적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실명을 거론하며 비난했다. 김 제1비서는 “박근혜가 지금 뒷일을 감당해낼 대책도 없이 무모한 무력증강 놀음을 벌여놓고 선제공격까지 운운하고 있는데 이는 섶을 지고 불 속에 뛰어드는 것과 같은 어리석은 짓”이라며 “박근혜 정권이 미제를 겨냥하는 우리의 핵타격 무장의 조준경 안으로 들어오는 자살적인 망동을 당장 걷어치우고 이성적으로 분별있게 처신하고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다. 조선인민군은 섬멸의 포문을 열어두고 박근혜의 생존욕과 생존방식을 지켜볼 것“이라고 위협했다.
그는 또 한반도 긴장 상황을 들어 핵개발을 정당화했다. 김 제1비서는 “미제가 군사적 강권을 휘두르면서 다른 나라와 민족들에 전쟁과 재난을 강요하고 있는 극단적인 상황에서 우리 민족의 자주권과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유일한 방도는 핵무력을 질량적으로 더욱 강화해 힘의 균형을 이룩하는 것뿐”이라며 “적들이 각종 전략전술 무기들을 조선반도의 남쪽 땅에 배치해놓고 우리에 대한 위협공갈을 일삼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핵무력 강화의 필요성을 보다 더 절실히 느끼게 되는 역사적 시기다. 핵보유를 선택하고 핵무력을 백방으로 장성 강화시켜온 길이 얼마나 정당했는가를 확신하게 된다”고 말했다.
김 제1비서가 시험사격을 현지지도한 신형 방사포는 3일 북한이 동해로 쏘아올린 6발의 단거리 발사체인 것으로 보인다. <조선중앙통신>은 신형 방사포에 대해 “남조선 작전지대 안의 주요 타격대상들을 사정권 안에 두고 있는 정밀유도체계를 갖춘 첨단 장거리 대구경 방사포 체계”라고 설명하고, 김 제1비서가 “3년간 개발단계의 대구경 방사포 시험사격을 13차례나 화선에서 직접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또 이번 시험사격은 “파편 지뢰탄, 지하 침투탄, 산포탄에 의한 여러 가지 사격 방식으로 진행”됐다고 전했다.
김 제1비서의 현지지도에는 최룡해 노동당 비서, 홍영칠·김정식 당 부부장, 윤동현 인민무력부 부부장(육군 상장)이 수행했고,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은 나타나지 않았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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