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국방·북한

미 태평양사령관도 “사드 배치 합의 안했다”

등록 2016-02-26 09:34수정 2016-02-27 00:59

케리 국무 이어 기류 반전
한국정부도 미묘한 변화
“배치 ‘가능성’ 문제 협의”
해리 해리스 미국 태평양사령관이 25일(현지시각)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한반도 배치가 결정된 것은 아니라는 점을 공식적으로 확인했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 23일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의 외무장관 회담 직후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언급한 것을 재차 확인함으로써, 개성공단 폐쇄와 사드 배치를 북한에 대한 가장 큰 제재와 압박 수단으로 부풀려온 박근혜 정부는 옹색한 처지에 놓이게 됐다.

해리스 사령관은 이날 미 국방부 브리핑에서 사드의 한반도 배치와 관련한 질문을 받고 “우리(한국과 미국)는 (사드 배치를) 합의하지 않았다. 한국도 미국도 한국의 사드 배치를 합의하지 않았다”고 반복해 밝혔다.

해리스 사령관은 이어 “우리가 합의한 것은 사드 배치를 협의하고, 고려해보고, 얘기해보고, 논의해 보자는 것”이라며 “(사드 배치를) 협의하기로 한 결정이 반드시 사드를 배치하겠다는 결정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그런 측면에서 (한국과) 지금 논의를 하고 있는 것이며,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케리 국무장관도 지난 23일 기자회견을 통해 “북한을 비핵화한다면 사드 배치가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며 “사드 배치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케리 장관에 이어 해리스 사령관의 잇단 ‘사드 배치 미결정’ 발언은 지난 23일 왕이 외교부장의 방미를 계기로 사드의 한반도 배치에 대한 미국 내 기류가 바뀌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그동안 한국 정부는 외교적 고려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 제재와 무관하게 ‘국익’에 따라 사드 배치를 결정할 것이라며, 사드 배치를 기정사실화하는 데 앞장섰다. 이에 견줘 미국은 안보리 대북 제재에 대한 중국의 협력을 끌어내기 위해 사드를 지렛대로 활용했음이 드러난 셈이다. 미·중은 지난 24일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안 초안에 최종합의했으며, 이어 유엔 안보리는 이날 15개 이사국이 참가한 전체회의를 통해 미·중의 초안을 회람했다.

한국 정부의 견해도 미묘한 변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25일 내외신 정례브리핑에서 사드 배치와 관련해 “사드 배치 가능성 문제를 협의할 한·미 공동실무단”이라는 표현을 썼다. ‘사드 배치 문제 협의’가 아니라 ‘사드 배치 가능성 문제 협의’라며 전에는 사용하지 않던 “가능성”이라는 수식어를 추가해 뒤늦게 빠져나갈 여지를 만든 것이다.

최종건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미국은 북한이 핵실험을 하고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니 강하게 사드 배치를 추진하는 듯 모습을 보였지만 전략적 판단을 한 것”이라며 “(이에 비해 한국은) 종합외교가 아니라 결국 국방부 주도의 외교와 안보로 중국 관계가 너무 상처 나고 자생적 외교력을 상실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김지은 이제훈 기자 yyi@hani.co.kr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김지은 이제훈 기자 yyi@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평화를 위해 당당한 목소리가 필요합니다
한겨레와 함께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1.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2.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3.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4.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5.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