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셀 26일 사드 등 조율할듯
우다웨이는 28일
대북 협상 필요성 설명 가능성
‘북 제재이후 대화 재개’ 관련 조처
우다웨이는 28일
대북 협상 필요성 설명 가능성
‘북 제재이후 대화 재개’ 관련 조처
미국과 중국 외교장관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를 포함한 한반도 정세 관련 담판 이후 양국의 고위 관계자가 한국을 잇따라 방문한다. 대니얼 러셀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26~27일, 6자회담 의장인 우다웨이 중국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28일 방한한다. 러셀 차관보와 우다웨이 대표의 잇단 방한은, 양국이 외교장관 담판을 통해 ‘제재 국면의 신속한 마무리와 제재 이후 대화 재개 방안 논의’ 쪽으로 가닥을 잡고 한반도 정세의 안정적 관리 필요성에 공감한 데 따른 후속 조처로 보인다. 북한의 핵실험·로켓발사에 강경 대응으로 일관하는 한국 정부를 상대로 미·중이 경쟁적으로 ‘설득 외교’에 나선 형국이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25일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러셀 차관보가 26일 오후 임성남 외교부 1차관을 예방하고 김홍균 외교부 차관보와 면담한다”며 “한-미 간 상당 기간 얘기가 오간 일정이며, 이 지역 순방의 일환으로 방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 대변인은 러셀 차관보의 방한 일정이 일찌감치 잡힌 것이라고 설명하지만, 미-중 외교장관 회담 이후 급히 조정된 방한으로 보인다. 앞서 미 국무부가 18일 고지한 러셀 차관보의 아태 지역 순방 일정은 20~25일 사모아·통가·팔라우 등 태평양 섬나라로 국한돼 있을 뿐 한국은 들어 있지 않다. 러셀 차관보의 방한은, 존 케리 미 국무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의 23일 회담·담판 결과를 한국 정부에 설명하고 특히 사드 배치 문제와 관련해 조율할 필요가 있다는 미 정부 차원의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는 이날 저녁, 우다웨이 특별대표가 28일 오후 방한해 황준국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한-중 6자회담 수석대표 협의와 만찬을 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외교부는 “유엔 안보리 결의 등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대응과 북핵·북한 문제 및 한반도 정세 전반에 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 대표의 방한은,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 채택 이후 제재와 대화·협상의 병행 필요성을 한국 정부를 상대로 거듭 설득할 필요가 있다는 중국 정부 차원의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3월7일부터 시작될 키리졸브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계기로 한반도에서 군사적 충돌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절박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23일 존 케리 미 국무장관과 회담한 뒤 기자회견에서 “(미·중 모두) 한반도 상황을 향후 두 달 동안 아주 면밀히 모니터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한반도 상황이 통제를 벗어나는 상황을 예방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한편, 커티스 스캐퍼로티 주한미군사령관은 24일(현지시각)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반도 배치 추진 의지를 밝혔다. 스캐퍼로티 사령관은 이날 하원 군사위원회에 나와 “양국의 공동실무단이 앞으로 1주일 안에 첫 회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케리 장관이 속도 조절 가능성을 내비친 것과 다른 결이다. 이를 두고 미 국방부가 동북아 전략 차원에서 사드 배치를 추진하려는 반면, 국무부는 북핵 문제 등 해결을 위해 미-중 협력에 우선순위를 두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제훈 박병수 기자,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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