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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남북 ‘불통의 시대’…우발충돌에도 확전 번질 위험 커졌다

등록 2016-02-12 19:26수정 2016-02-12 22:03

통신선 48회선 모두 끊겨
서부전선에서 군사적 완충지대 구실을 해온 개성공단 폐쇄로 남북 군사력의 충돌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남북간 모든 직통선이 끊겨 우발충돌에 대한 통제력이 급격히 약화됐다. 부분적 군사충돌이 확전으로 번질 위험도 더욱 높아졌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12일 “북한이 군통신선과 판문점 채널의 단절을 선언하면서 현재 남북 당국간 연결된 통신선은 모두 차단된 상태”라고 말했다. 남북간 군통신선은 서해지구와 동해지구에서 운영돼왔으나, 동해지구 통신선은 금강산 관광 중단이 장기화되면서 2011년 5월 차단됐다. 또 남북은 서해상 우발충돌 방지를 위해 2006년 남쪽 2함대사령부와 북쪽 서해함대사령부의 통신선을 유지했으나 2008년 이후 두절된 상태다.

이번에 북한이 하나 남은 군통신선인 서해지구 군통신선과 판문점 직통전화를 단절함에 따라 남북 정부 당국간 직통전화는 모두 차단됐다. 국방부 당국자는 “앞으로 남북 대화는 서로 정부 성명이나 입장을 발표해서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동해 이어 서해 통신망 완전단절
충돌 가능성 높은데 통제력 상실
완충지대 사라져 안보손실 막대

서울외곽서 40㎞ 군사 요충지
공단 건설뒤 병력 10㎞ 물러나
정부 “북한군 재배치 등 대비”

남북간에 직통선이 끊긴 사례는 과거에도 있다. 2013년 북한 핵실험 이후 남북 대결 국면 때도 북한은 군통신선과 판문점 직통선을 끊었다가 다시 복원한 적이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개성공단 폐쇄라는 최악의 대결 상황과 맞물려 남북간 ‘불통의 시대’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군 당국자는 “유엔사 연락장교와 북한 연락장교의 통신선도 판문점에 있었는데 2013년 북한의 정전협정 무효화 선언과 함께 단절되면서, 서로 전달할 메시지가 있으면 직접 확성기를 들고 나가 외쳐야 하는 코미디가 연출됐다”며 “남북간에도 그러지 말라는 법이 없다”고 말했다.

남북간 소통채널 부재는 개성공단 폐쇄와 겹치면서 더욱 우려를 낳고 있다. 남북간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상대방의 진의를 신속히 확인할 길이 없어 우발적 충돌이 쉽게 통제되지 않고 확전으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이 개성공단 지역을 군사통제구역으로 선포했지만 아직 북한군의 특이 동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개성공단 개발과 함께 후방으로 10㎞ 남짓 물러났던 북한군 병력이 다시 전진배치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개성공단은 서울 외곽에서 불과 40㎞ 남짓 떨어진 곳으로, 군사적 요충지다. ‘개성-문산-서울 축선’은 북한이 최단시간에 서울을 돌파할 수 있는 진격로다. 북한은 2000년대 초반 개성공단이 들어서기 전까지만 해도 군부대를 배치했다. 북한 군부는 당시 개성공단 건설에 반대했으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강하게 밀어붙여 추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상균 대변인은 “북한이 개성공단 건설과 함께 이 지역에 있던 6사단 예하 4개 대대의 배치를 조정했고 2개 대대에 외곽지역 경비를 맡긴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남한 입장에서 보면, 이번 개성공단 폐쇄로 유사시 북한의 주요한 기습 남침 통로를 막는 방파제가 사라진 셈이다.

북한이 당장 이곳에 군 병력을 주둔시킬지는 불투명하지만, 남북간 갈등이 장기화하면 마냥 비워두지만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종대 정의당 국방개혁기획단장은 “6·25 때 개성이 대책 없이 뚫리면서 서울이 개전 사흘 만에 함락됐다. 6사단 기갑부대와 포병부대가 다시 전진배치되면 우리 군에 큰 부담”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남북 당국간 직통전화마저 두절돼 오해에 의한 충돌 위험도 더 커졌다”고 말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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