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세 외교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11일(현지시각) 독일 뮌헨안보회의를 계기로 뮌헨 시내 한 호텔에서 양자회담을 열었다. 뮌헨/연합뉴스
뮌헨안보회의 한-중 외교장관 양자회담 이견
윤 장관 “북한에 견디기 어려운 고통 가해야”
윤 장관 “북한에 견디기 어려운 고통 가해야”
윤병세 외교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11일 오후(현지시각) 독일 뮌헨에서 양자회담을 열고 북한의 4차 핵실험 및 장거리 로켓발사에 따른 대북 제재와 관련해 새로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관한 협의를 가속화하는 한편,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공동노력에 의견을 같이했다고 외교부가 밝혔다. 그러나 윤 장관은 이날도 북한의 태도 변화를 강제하기 위한 “끝장 결의”(terminating resolution)를 강조한 반면, 왕이 부장은 “신중 대응”에 방점을 찍어 상당한 견해 차이를 확인했다.
연례 뮌헨안보회의에 참석한 중국과 미국, 러시아 등 핵심 당사국에 대북 제재를 촉구하기 위해 독일을 찾은 윤 장관은 이날 회담에서 왕이 부장에게, “(북한이) 5차, 6차 핵실험을 도발하지 못하도록 이번이 ‘끝장 결의’가 되도록 (유엔안보리의 새 결의는) 강력한 내용이 돼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윤 장관은 국제사회와의 공조 차원에서 어렵게 이뤄진 개성공단 전면중단 조치에 대해 설명하고, 중국도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책임있는 역할을 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외교부가 전했다.
이에 대해 왕 외교부장은 새로운 유엔 안보리 결의 협의를 가속화해 나갈 필요성에 공감하고, 이와 관련해 양국이 긴밀히 소통과 협의를 해 나가자고 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그러나 왕 부장은 북한의 핵실험 이후 곧이어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발사로 한반도 정세가 악화되고 매우 복잡해졌다면서 안보와 관련된 조치를 취하는 데 있어 주변국의 이해와 우려를 감안해 신중히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윤 장관은 뮌헨안보회의 연설에서 “북한 정권의 끝없는 도발에 국제사회가 ‘무관용’(zero tolerance)을 보여야 할 때”라며 국제사회의 단호한 대응을 촉구하고 나섰다. 윤 장관은 미국, 중국, 러시아 등과 국제기구를 상대로 대북 제재를 촉구하기 위해 독일을 찾은 그는 11일 저녁 독일대서양협회와 바이에른주정부가 공동주최한 토론회 기조연설에서 이렇게 밝혔다. 윤 장관은 “평양정권은 핵무기를 사용하겠다는 의향을 지속적으로 보이고 있고 북한의 리더(김정은)는 최근 핵 타격을 실행할 수 있는 핵 능력의 질을 계속 증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며 “지금까지 해오던대로 북한의 이런 행태를 대하면 전세계는 북한의 핵 협박에 희생물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나의 메시지는 명료하다”면서 자신의 ‘끝장 결의’를 강조했다. 그는 “예측불허의 북한정권에 의한 테러리즘 발호, 폭력적 극단주의, 그리고 핵무기의 발전으로 인해 핵 테러리즘의 악몽 같은 시나리오가 현실로 닥칠 수 있다”며 “북한에 견디기 어려운 고통을 가해 이란처럼 올바른 전략적 선택을 하게끔 해야 할 시기”라며 강력한 대북 제재 의지를 재확인했다. 그는 평화는 자유와 마찬가지로 거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취지의 빌리 브란트 전 독일 총리의 과거 발언을 옮기는 것으로 연설을 마무리했다.
디지털뉴스팀
정부가 북한의 핵실험과 로켓 발사에 대응한다며 개성공업지구(개성공단) 가동 전면 중단을 발표한 다음날인 11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에 개성공단에서 철수하는 차량들이 짐을 가득 싣고 입경하고 있다. 남북출입사무소/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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