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 저널’ 보도
한-미 당국은 공식 부인
국방부 김민석 대변인은 여운
“미 정부안에서 논의하고 있다”
‘요청도 협의도 결정도 없다’는
사드 ‘3NO 입장’ 깨지나 촉각
한-미 당국은 공식 부인
국방부 김민석 대변인은 여운
“미 정부안에서 논의하고 있다”
‘요청도 협의도 결정도 없다’는
사드 ‘3NO 입장’ 깨지나 촉각
미국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한국과 협상 중이라고 다음주께 발표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28일(현지시각) 미국 관리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북한의 4차 핵실험 뒤 한국 정부도 잇따라 사드의 한반도 배치에 긍정적인 견해를 공식적으로 밝히고 있어 사드 배치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신문은 ‘한국의 최고위 정책 결정자’를 최근 접촉한 전·현직 미국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한국은 아직 미국의 사드 배치 제안을 수용할지 결정을 내리진 않았지만, 한-미 간 비공식 대화는 최근 들어 늘어났다”고 전했다. 한 현직 관리는 “두 나라가 사드에 대해 협상을 하고 있다고 미국 쪽이 다음주께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전직 관리는 “막후에선 사드 협상이 합의된 일에 가까운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신문은 미국 관리들이 “지난 6일 북한의 4차 핵실험 뒤 사드 협의에 다시 초점이 맞춰졌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미 당국은 일단 관련 보도 내용을 부인하고 나섰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29일 정례브리핑에서 “주한미군 사드 배치와 관련해 우리 정부는 미국 정부한테서 협의 요청을 받은 바 없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한·미 정부 사이에 비공식적 협의가 진행되고 있느냐는 질문에도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다만, 김 대변인은 “(주한미군사령관의 사드 배치 요청 이후) 미국 정부 안에서 주한미군에 사드를 배치하는 문제를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덧붙여, 미국 정부가 사드 배치 관련 협의를 요청해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미국 국방부 당국자는 <한겨레>에 “사드에 대한 우리의 입장은 바뀌지 않았다. 사드와 관련해 공식 협의는 이뤄진 바 없으며 어떤 결정도 내려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애초 한국은 자체 미사일방어체계를 추진했지만 개발 속도가 더뎠다. 2014년 미국 관리들이 사드의 한반도 배치 가능성을 시사하자 중국은 ‘한-중 관계 희생’을 거론하며 거세게 반발했고, 한국은 대내적으로 논란에 휘말렸다. 이에 한국은 사드의 한반도 배치에 대해 미국의 요청도, 협의도, 결정도 없다는 이른바 ‘3노(NO)’ 입장으로 논란을 피해왔다. 그러나 북한의 4차 핵실험 뒤 한국 정부가 사드 배치 검토 필요성을 직접 이야기할 정도로 상황이 바뀌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3일 기자회견에서 사드의 한반도 배치와 관련해 “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 등을 감안해가면서 우리의 안보와 국익에 따라서 검토해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도 지난 25일 언론 인터뷰에서 “사드는 분명히 국방과 안보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군사적 수준에서 말하자면 우리의 능력이 제한되기 때문에 군사적으로 충분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김외현 이제훈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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