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다른 전략무기 한반도 출동하나
한-미 군당국 단계적 투입 검토
B-2 스피릿·레이건호 등 꼽혀
중 “긴장 상황 피해야” 우려 표명
한-미 군당국 단계적 투입 검토
B-2 스피릿·레이건호 등 꼽혀
중 “긴장 상황 피해야” 우려 표명
한·미는 장거리 폭격기 B-52 이외에 전략무기의 한반도 추가 투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미군 전략무기의 한반도 전개에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북핵 문제 해법을 둘러싼 한·미와 중국의 입장차가 더욱 또렷해지고 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11일 정례브리핑에서 “전략자산을 한반도에 추가로 전개하는 문제는 한·미가 긴밀하게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있다”며 미군 전략무기의 추가 투입 가능성을 내비쳤다. 미군은 과거에도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 B-52 폭격기를 필두로 다양한 전략무기를 차례로 한반도에 보내 대북 ‘무력시위’를 한 전력이 있다.
그러나 중국은 전날 미군의 B-52 전략폭격기가 한반도 상공을 비행한 데 대해 한반도 안정에 끼칠 부정적 영향을 우려했다. 훙레이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동북아 평화 안정을 지키는 것은 각국의 공동 이익에 부합한다”며 “절제하고 긴장 상황을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군 전략무기의 추가 투입은 향후 한반도 상황과 맞물려 있다. 전략무기를 동원한 ‘무력시위’는 대체로 남북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될 경우 북한의 군사적 행동을 미리 경고하고 사전 억제하는 성격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북한의 4차 핵실험 강행에 대해 강력한 군사적 경고 메시지를 내보내야 한다는 전략적 판단이 내려질 경우, 2월 말부터 시작되는 ‘키 리졸브 연습’과 ‘독수리 연습’ 때 훈련 참가차 투입될 전략무기들을 앞당겨 한반도에 전개하는 방식으로 추가 ‘무력시위’를 할 가능성도 있다.
미군이 한반도에 전략무기를 추가 투입할 경우 첫손에 꼽히는 전력은 ‘B-2 스피릿’과 ‘F-22 랩터’ 등 스텔스 항공기다. B-2는 2013년 2월 3차 북핵 실험 이후 남북 간 긴장이 고조됐을 때 한반도에 투입된 적이 있다. 북한은 당시 3차 핵실험에 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 결의 등 국제사회의 비난이 거세지자, ‘남북불가침협정 파기’, ‘정전협정 무효화’, ‘1호전투근무태세 돌입’ 등을 잇달아 선언하며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켰다. 그러자 미군은 그해 3월19일과 25일 두차례 B-52 폭격기를 한반도에 출격시킨 데 이어, 같은 달 28일에는 B-2를, 같은 달 31일에는 F-22를 차례로 투입했다.
B-2는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스텔스 성능과 B-52에 못지않은 폭탄 탑재량을 동시에 갖춘 최첨단의 폭격기다. 1982년부터 양산된 B-2는 코소보 작전 때 처음으로 실전에 투입된 뒤 2001년 아프가니스탄 공습, 걸프전 등에서 뛰어난 지상 폭격 능력을 선보였다. 현존하는 최강의 전투기 F-22는 기체의 레이더 반사면적(RCS)이 0.0001㎡로 곤충 크기에 불과하다. 어떤 환경에서도 레이더망을 흔적없이 뚫고 적진 깊이 들어가 적 지휘부와 전략시설 등을 정밀타격할 수 있다.
핵추진 항공모함과 핵추진 잠수함 등도 한반도 투입 후보 전력이다. 미군은 2012년 4월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두달 뒤 실시된 한·미 연합해상훈련에 핵항모 조지워싱턴호를 투입한 바 있다. 이듬해 3차 북핵 실험을 전후해선 샌프란시스코함, 샤이엔함, 브레머턴함 등 핵추진 잠수함과 니미츠호, 조지워싱턴호 등 핵추진 항모를 차례로 한반도에 출동시켜 한·미 연합해상훈련을 실시했다. 이번에 한반도 파견 후보 핵추진 항모로는 로널드레이건호 등이 꼽힌다. 로널드레이건호는 지난해 조지워싱턴호를 대신해 일본 요코스카를 모항으로 하는 미 7함대에 배치된 뒤 지난해 10월 부산에서 열린 관함식에도 참여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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