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군사교육일꾼대회 ‘받아쓰기’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평양 4·25 문화회관에서 열린 ‘제7차 군사교육일꾼대회’에 참석해 연설을 하고 있다. 제7차 군사교육일꾼대회는 지난 3~4일 열렸다. 평양/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9월21·25일, 10월30일
북 김양건 비서에 전통문
북 9월23일 한차례 답신
“대북전단 등 당국자들이 앞장”
10월30일엔 전통문 수령도 안해
“아직 조건 불충분 판단하는 듯”
북 김양건 비서에 전통문
북 9월23일 한차례 답신
“대북전단 등 당국자들이 앞장”
10월30일엔 전통문 수령도 안해
“아직 조건 불충분 판단하는 듯”
통일부는 ‘8·25 합의’ 이후 남북 당국회담 개최를 3차례 제안했으나 북쪽이 이에 응하지 않고 있다고 6일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홍용표 통일부 장관 명의의 전통문을 9월21일과 25일, 그리고 10월30일 거푸 김양건 조선노동당 비서 앞으로 보내 당국회담을 위한 예비접촉을 하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쪽은 이에 대해 9월23일 “남북 고위당국자 합의가 성실히 이행되기를 바란다”면서도 “대북전단 살포, 북한인권법 제정 논의, 북한 도발설 확산 등과 관련해 통일부 당국자들이 남북대결 선동에 앞장서고 있다”는 답변을 보내온 뒤 무응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통일부가 밝혔다. 북쪽은 통일부가 지난달 30일 세번째 보낸 전통문에 대해서는 “(평양에서) 아직 받으라는 얘기가 없었다”며 수령조차 거부했다.
통일부의 남북 당국회담 제안은 지난 8월25일 남북이 판문점 ‘2+2’ 고위당국자 접촉에서 “남과 북은 남북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당국회담을 서울 또는 평양에서 빠른 시일 내에 개최하기”로 합의한 데 따른 후속조처이다. 그러나 북한이 이에 응하지 않음에 따라 향후 남북 당국간 회담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추진하려던 계획은 전망이 불투명해졌다.
북쪽의 이런 태도는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통일론’ 등에 대한 불편한 심기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미 합동군사훈련이나 ‘흡수 통일’을 시사하는 발언, 북한 인권 문제를 둘러싼 국제적 여론전 등 남쪽이 취하는 여러 행동을 보면서, 북쪽은 아직 충분한 조건이 형성되지 않았다는 판단을 하는 것 같다”며 “적절한 명분만 주어진다면 북쪽도 회담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북쪽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해선 남쪽의 적극적인 조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 입장에서는 이산가족 상봉이나 정부 당국자의 방북, 그리고 최근 진행중인 민간 교류 등 남쪽의 요구에 적극 응했으니, 이제 남쪽이 금강산 관광 재개나 5·24 조처 해제 등 북쪽의 요구를 들어줄 차례라고 보고 있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또 남쪽이 통일부 장관 명의의 전통문을 김양건 통일전선부장(노동당 비서) 앞으로 보낸 점을 들어, 북쪽이 대화 상대의 ‘격’을 문제삼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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