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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시진핑, 김정은에 장문 축전…“우의발전 기원, 지역 평화 노력을”

등록 2015-10-09 20:54수정 2015-10-09 22:04

북 10일 당창건 70주년 기념일
북한은 10일 진행되는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일을 준비하기 위해 총동원체제로 전 국가적 역량을 쏟아왔다. 창건일에는 대대적인 신무기 공개 등 대규모 열병식이 펼쳐진다.

미국의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노스’는 8일(현지시각) 평양 미림비행장의 지난 6일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열병식 준비에 참여하는 병력을 위한 것으로 보이는 천막이 약 800개로 늘어났다며, 북한이 10일 열병식에 사상 최대 규모의 병력을 동원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 5월부터 미림비행장에 병력과 전투기, 병기 등을 배치하고 행사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9일 통일부 당국자의 말을 들어보면, 이번 당 창건 열병식에는 올해 처음 공개한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과 과거 열병식에도 등장한 바 있는 KN-08 미사일의 개량형을 비롯한 이동식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통일부 당국자는 “지금까지 공개된 적 없는 신무기를 과시용으로 선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개량형 방사포와 새로운 인공위성, 2012년 김일성 탄생 100주년 기념일에 나왔던 화성13호(KN-08)를 개량한 대륙간 탄도미사일 정도가 나올 수 있다”고 예측했다. ‘38노스’의 위성사진을 분석한 조지프 버뮤데즈 연구원은 “탄도미사일 발사대 같은 장비들은 사진에서 식별이 불가능했지만 대형 천막에 옮겨 뒀거나, 열병식이 임박했을 때 이동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규모 축하비행과 매스게임, 횃불행진, 수상공연 등도 준비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생 언급…관계개선 신호” 분석
김정은의 ‘두문장 축전’과 대조

10일 열병식 사상최대 규모 예상
잠수함 발사 미사일 등 내보일듯
단거리 발사체 발사 징후도
김정은, 대남·대외 발언 주목

북한 노동당 창건 70주년 분야별 준비 동향
북한 노동당 창건 70주년 분야별 준비 동향

북한은 중국, 쿠바, 동남아국가 등 20여개 나라에 당 창건일 행사에 참석해달라는 초청장을 보낸 것으로 정부는 파악하고 있다. 중국 권력 서열 5위인 류윈산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을 단장으로 하는 방북 대표단은 9일 평양에 도착해 4일간의 일정에 들어갔다고 중국 <신화통신>이 전했다.

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이날 김 제1비서 앞으로 장문의 축전을 보내 “우리는 조선과 중-조 우의를 발전시키기를 기원한다. 또 지역과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건설적인 노력을 발휘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시 주석의 언급은 김 제1비서의 집권 능력을 일정 부분 인정하고 힘을 실어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 베이징 외교 소식통은 “경제 발전과 민생 개선을 구체적으로 언급한 게 눈에 띈다”며 “시 주석이 김 제1비서를 긍정적으로 평가해 관계 개선 신호를 보낸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30일 중국 국경절(10월1일)을 맞아 김정은 제1비서 이름으로 시 주석에게 두 문장의 의례적 축전을 보낸 바 있다. 북한은 미국의 <시엔엔>(CNN), <에이피>(AP) 등 20~30개의 세계 언론사도 초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장거리 로켓 발사와 핵실험을 당 창건일 전에 강행할 가능성은 사라졌다.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8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현재 (장거리 로켓 발사의) 임박 징후는 없다”고 밝혔다. 최소 일주일, 최대 3~4주가량의 로켓 발사 준비 기간을 고려하면, 당 창건일 이후에도 한동안은 발사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8일 “북한은 동창리가 아닌 다른 지역에서 단거리 발사체를 발사할 가능성은 있다”며 “단거리 발사체 발사 징후는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김정은의 치적 선전용 건설에도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 지난 3일 13년 만에 백두산영웅청년발전소를 완공했다. 평양 대동강 기슭 미래과학자거리엔 53층 높이의 초고층 아파트와 5층짜리 백화점 창광상점 등이 들어서면서 스카이라인을 바꾸고 있다. 대동강에는 승객 1230명을 태울 수 있는 대형 유람선(종합봉사선)인 무지개호가 지난달 28일 건조됐다.

북한은 조선공산당 서북5도 당책임자 및 열성자대회가 개최된 1945년 10월10일을 조선노동당 창건일로 공식화해 1949년부터 ‘사회주의 명절’로 기념하고 있다. 양무진 교수는 “올 연말쯤에 김정은 제1비서가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를 열어 당 창건 70주년을 돌아보면서 김정은 시대의 ‘명실상부한 새로운 조직과 인사 정책, 사상 노선’을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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