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3일 구체적인 시기·방북단 규모 논의키로
남북 노동자 단체가 30일 개성에서 ‘남북 노동자 통일축구대회’를 준비하기 위한 실무협의를 열어 대회 개최 의지를 확인했다. 구체적인 시기와 방북단 규모는 오는 13일 다시 실무협의를 열어 논의하기로 했다.
박석민 민주노총 통일위원장은 실무협의 종료 직후 <한겨레>와 통화에서 “북쪽의 홍광효 조선직업총동맹(직총) 통일부위원장 등 5명과 만나 축구대회를 개최하기로 합의했다”면서 “구체적인 날짜와 방북단 규모는 양쪽 지도부의 이야기를 듣고 다음 실무협의에서 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날 실무협의는 지난 16일 북한 직총 중앙위원회는 양대노총에 “북남노동자통일축구대회를 10월 하순에 평양에서 하자”면서 “이를 위한 실무협의를 30일 개성에서 진행하자”고 제안함에 따라 열린 것이다. 최두환 한국노총 통일위원장 외 3명과 박석민 민주노총 통일위원장 외 2명이 관계자 5명과 만나 북쪽 직총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개성 민속여관에서 실무협의를 가졌다.
남쪽에선 방북단 규모를 300여명으로 할 것으로 제안했고 북쪽에선 양대노총이 남쪽 당국과 협의가 된다면 받아들일 수 있다는 취지를 밝힌 것으로 전했다.
북한에서 장거리 로켓 발사 등 노동당 창건일 70주년 전후로 예상되는 도발과 관련해선 이야기가 오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석민 통일위원장은 “오늘 협의에선 (북한의 도발과) 관련된 이야기는 일부러 꺼내지 않았다”면서 “그런 일과 관계 없이 무조건 대회를 개최할 것이다. 북한의 대회 개최 의지도 아주 높다”고 말했다.
앞서 양대노총은 지난 4월 대회를 추진하면서 실무협의에 양대노총과 북쪽 직총위원장이 참석하는 ‘3단체 대표자 회의’로 추진했지만 정부에서 방북을 불허한 바 있다. 당시 정부는 “축구 이외의 다른 내용도 논의될 것으로 보여 순수 사회문화 교류의 취지와 어긋난다”고 사유를 밝혔다. 이에 양대노총은 이번 실무협의에선 실무자 7명으로만 방북단을 꾸렸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이날 실무협의 이후 보도자료를 내 “남북노동자 3단체는 지난 8.25 합의를 적극적으로 환영하며, 민족의 화해와 단합, 평화와 통일을 위한 민간 교류협력을 확대하는데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박석민 통일위원장은 “힘들게 합의한 대회인만큼 반드시 개최하자는 것이 민족 전체의 요구이며 노동자들의 과제다”라면서 “통일축구대회로 남북관계를 개선해 평화통일에 한발짝 다가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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