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2월12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에서 북한 핵실험에 대해 공식적으로 확인하는 북한의 보도를 시민들이 시청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평안북도 영변군의 ‘영변 핵시설’은 핵무기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플루토늄·우라늄을 추출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춘 핵개발 단지다.
영변 핵 시설의 핵심 시설인 영변 5㎿(메가와트) 원자로는 이름 그대로 5㎿의 전기출력을 내는 발전 겸용 시험 원자로다. 1987년 12월 가동을 시작했다. 원자로 폐연료봉에서 플루토늄을 추출해 핵무기 제조에 사용하는데, 매년 핵무기 1개 분량의 플루토늄(6㎏)을 추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변 핵 시설은 2005년 6자회담 9·19 공동성명과 2007년 2·13 합의, 10·3 불능화 합의 등에 따라 최소 1년 이상 원상 복구가 불가능하도록 주요 시설의 핵심 부품이 제거됐다. 2008년 6월엔 원자로 시설의 상징인 냉각탑을 폭파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2009년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와 그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 등을 둔 갈등 끝에 북한은 ‘재처리 재개’를 선언하고, 이해 8월말 폐연료봉 8000여개의 재처리(플루토늄 추출)를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취임한 뒤 북한은 2013년 2월 3차 핵실험을 한 뒤, 3월31일 노동당 중앙위 전체회의에서 “경제건설과 핵무력 건설 병진 노선”을 채택했다. 이어 2013년 4월2일 “현존 핵 시설들의 용도를 병진노선에 맞게 조절·변경해 나가기로 했다”면서 영변 핵 시설을 재정비·재가동하는 조처를 발표했다.
만약 2013년 4월부터 북한이 영변 원자로를 복구하는 작업을 거쳐 6~12개월 내로 재가동했다면 현재까지 핵무기 1~2개를 만들 수 있는 플루토늄을 추가로 추출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더 큰 문제는 우라늄 농축 핵무기다. 2010년 11월 북한은 미국 전문가에게 영변 핵 시설에 자리잡은 우라늄 원심 분리기 2000기를 공개했다. 이는 연간 2개가량의 핵무기용 고농축 우라늄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교한 기폭장치를 필요로 해 핵실험을 거쳐야 하는 플루토늄 핵무기와 달리 우라늄은 핵실험을 거치지 않아도 무기화가 가능하다. 북한이 영변 이외에도 외부에 공개하지 않은 우라늄 농축 설비를 운용하고 있을 가능성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본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학계에선 북한이 7~10개의 우라늄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