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왼쪽)가 11일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율동 국군수도병원 중환자실을 찾아 비무장지대(DMZ)에서 북한이 설치한 것으로 추정되는 목함지뢰가 폭발해 부상당한 김정원 하사(가운데)를 방문해 위로하고 있다. 성남/국회사진기자단
북한 지뢰 폭발 사고…의연한 현장 수색대원들
“하 하사는 괜찮나요?”
지난 4일 경기도 파주 비무장지대(DMZ) 지뢰폭발 사고로 오른쪽 발목을 절단한 김정원(23) 하사는 사고 뒤 수술이 끝나고 깨어나 가장 먼저 후임인 하아무개(21) 하사의 상태를 물었다. 자신보다 1차 지뢰폭발에서 두 다리에 중상을 당한 후임을 먼저 걱정한 것이다.
김 하사는 폭발 직후 극심한 고통 속에서도 옆으로 몸을 옮겨 하 하사를 누일 공간을 만들어주면서 먼저 쓰러진 하 하사에게 “하 하사, 정신차려라”라고 말했다고 한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수색대원 8명 가운데 3명이 참석한 가운데 11일 경기도 국군고양병원에서 열린 언론 인터뷰에서 정교성(27) 중사는 “(첫번째 지뢰가 터지자) 적의 공격이라고 생각했고, 옆에 (첫번째 부상자인 하아무개 하사 상태를) 보니 피가 많이 흐르는 상황이어서 (두번째 부상자인) 김 하사에게 ‘빨리 조치해!’라고 외치고 전방을 주시했다”고 폭발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하 하사를 후방으로 빼내는 과정에서 2차 폭발이 일어났고, 하 하사를 데리고 나오던 김 하사도 부상을 입고 말았다.
병상에 머물렀던 김 하사는 이날 병원을 찾아온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를 만나서도 “지금 소망이 뭐냐”는 질문을 받자 “부대 팀원들이 안 다친 것이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문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도 가끔 미소를 짓는 등 의연한 태도를 보이면서 “왼쪽 다리는 화상만 입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특히 “(북한에 대한) 강경 대응이(필요하다)라고 하는데, 그래도 직접적으로 강경하게 하는 것은 북한의 의도에 넘어가는 것이 아닌가 한다”며, 이번 사고 이후 북한에 대한 강경한 군사 대응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데 대한 우려를 표시하기도 했다. 김 하사는 또 이번 사고로 군 경계가 허술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군인들의 노고가 무시돼서는 안 된다며 우려하기도 했다. 특전사 출신인 김 하사는 지난 3월에는 대대 작전·교육훈련 유공 표창을 받기도 했다. 2년 전 아버지를 여의고 홀어머니를 모시고 있다.
군 당국은 김 하사와 하 하사가 원할 경우 계속 군복무를 하게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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