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사건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김영철 북한 정찰총국장(빨간 원)의 계급이 상장에서 대장으로 다시 올라간 것이 11일 북한 매체를 통해 확인됐다. 북한 ‘조선중앙텔레비전’은 이달 1일부터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맨 앞)의 전투비행술경기대회 현지 지도 기록영화를 방영중이며, 이 영상에는 김영철 총국장이 ‘대장’에 해당하는 별 4개를 군복 견장에 단 채 등장한다.
북한의 군사분야 대남 총책임자로 꼽히는 김영철(69) 정찰총국장이 최근 대장으로 복귀한 것이 북한 매체를 통해 확인됐다.
정부는 김 총국장을 천안함·연평도 사건을 기획한 배후로 보고 있다. 또 미국 정부는 그가 지난해 소니사 해킹 사건 당시 직접 해킹 명령을 내린 당사자로 본다. 이런 점을 들어 정부는 그의 대장 ‘복권’과 지난 4일 발생한 파주 비무장지대 지뢰 폭발 사건의 관련성 여부를 주시하는 분위기다.
이달부터 북한 <조선중앙텔레비전>이 방영하고 있는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전투비행술경기대회 현지 지도 기록영화를 보면, 김 총국장의 군복 견장에 별 4개가 달려 있다. 앞서 지난 4월 국가정보원은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영철 총국장이 대장에서 상장(별 3개)으로 강등됐다며, 김 제1비서가 수시로 계급을 강등시키고 복권시키는 즉흥적 인사 지시로 군을 장악하고 있다고 보고한 바 있다. 국정원 보고대로라면 김 총국장은 넉달여 만에 대장 계급장을 되찾은 셈이다.
김 총국장의 계급은 그동안 수시로 변동을 겪었다. 2012년 11월 정부 소식통은 “김 총국장이 기존 대장 계급에서 2단계 아래인 중장(별 2개)으로 강등됐다는 첩보가 있다. 김영철이 김정은 체제 초기보다 힘이 빠져가고 있다는 얘기가 있다”는 내용을 언론에 공개했고, 전문가들은 이를 통해 김 제1비서의 ‘군부 길들이기’ 작업이 진행중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그러나 이듬해 2월 <노동신문>에 김 총국장이 대장 계급장을 달고 있는 사진이 실리면서 ‘복권’ 여부가 주목받기도 했다.
김 총국장은 2006년 초 남북 장성급회담에 북쪽 수석대표로 나와 남쪽 수석대표였던 한민구 국방부 장관(당시 국방부 정책기획관)을 상대한 적도 있다.
김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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