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의 초고층 주상복합건물. 홍성규 사진가 제공
이희호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과 함께 북한을 찾은 인사들은 북한이 이전보다 경제적으로 발전하고 자유로워 보였다고 전했다. 방북단의 촬영이나 통화에 간섭하지 않는 등 자신감을 내비쳤다는 평가도 나왔다.
박한수 김대중평화센터 기획실장은 9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북한이 이전에 비해 경제적으로 발전하고 자유롭고 활기차졌다는 것이 방북단 중 여러 차례 북한을 다녀온 이들의 공통된 느낌이었다”고 전했다. 지난 5~8일 이 이사장을 수행해 평양과 묘향산 일대를 둘러본 방북단에는 2000년 남북정상회담과 2011년 1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때 평양을 다녀오는 등 북한을 방문한 인사가 여럿 포함됐다.
이들은 평양 거리의 변화가 인상적이었다고 전했다. 예전에 지어진 시멘트 건물들과 달리 유리로 세련되게 외관을 꾸민 30~40층짜리 초고층 주상복합 건물들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다는 것이다. 방북단 안내를 맡은 북쪽 인사들은 저마다 스마트폰을 손에 들고 있었다. 또 길거리에선 이전에 찾아볼 수 없던 택시가 손님들을 태우고 내리는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고 달라진 모습을 전했다.
▷ [포토] 냉면집 긴 줄에 택시 잡기…활기찬 8월의 평양 거리
평남면옥 간판이 내걸린 음식점 앞에서 평양 시민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홍성규 사진가 제공
거리에서 택시를 잡고 있는 평양 시민들. 홍성규 사진가 제공
‘맛집’을 찾는 북쪽 주민들의 모습도 방북단의 눈길을 끌었다. 옥류관과 평남면옥 등 음식점 앞에 긴 줄이 서 있던 것도 이전에 보지 못한 풍경이라고 했다. 박 실장은 “묘향산의 유명 사찰인 보현사에 갈 때 넓은 계곡에 가족, 친구 단위로 놀러 와 고기를 구워 먹는 모습도 보였다”고 말했다.
최경환 김대중평화센터 공보실장은 “북쪽 모습이 많이 달라진 것 같다는 느낌을 이야기하자, 북쪽 간부는 ‘(김정은 체제가 들어선) 3년 전부터 국가에 일정 부분만 갖다 바치고 나머지는 자유롭게 처분할 수 있도록 생산자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경제운용 방식이) 바뀌었다’고 설명했다”고 말했다. 최 실장이 “중국식 개혁이냐”고 묻자, 북쪽 간부는 “무슨 중국식 개혁이냐, 우리 식이다”라고 답했다고 한다. 최 실장은 “기업이 자율적으로 책임지고 경영하는 자율경영제가 널리 실행되고, 생산자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는 쪽으로 변화가 일어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평양 시내를 운행중인 2층 버스. 홍성규 사진가 제공
방북단에 대한 간섭도 이전에 비해 많이 줄었다. 박 실장은 “북쪽에 통일부와의 직통전화를 개설해달라고 하면 이전에는 북쪽 담당자들이 머무는 방에 설치해 북쪽 관계자 입회 아래 전화를 해야 했다. 하지만 이번엔 내가 묵는 방에 설치를 해줘 편한 시간에 자유롭게 통일부와 통화를 주고받았다”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