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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이희호 방북’ 남북관계 물꼬 트나

등록 2015-07-06 21:17수정 2015-07-06 22:04

김성재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앞줄 가운데)가 6일 오후 개성에서 이희호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 방북 사전 협의를 마치고 경기도 파주시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로 입경하고 있다.    파주/연합뉴스
김성재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앞줄 가운데)가 6일 오후 개성에서 이희호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 방북 사전 협의를 마치고 경기도 파주시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로 입경하고 있다. 파주/연합뉴스
내달 5~8일 방북 확정
도로사정 이유 항공기 이용 제안
순안공항 2청사 홍보 노린듯
DJ정부 인사 등 대규모 이동 가능
김정은 제1비서 면담도 기대
정부 “ 이 이사장 방북 전폭 지원”
이희호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이 8월5~8일 방북하기로 6일 결정되면서, 방북 성사 배경과 남북관계에 끼칠 영향 등에 관심이 쏠린다.

우선 이 이사장이 2011년 이래 3년7개월여 만의 이번 방북에서 김정은 제1비서를 면담할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김대중평화센터 쪽은 김 제1비서가 이 이사장을 친서로 초청한 만큼 면담이 이뤄질 것으로 내심 기대하고 있다.

이번 방북을 통해 정부의 메시지가 북쪽에 전달될지도 관심거리다. 일부에선 박근혜 대통령이 이 이사장을 사실상의 특사로 활용하는 등 이 이사장 방북을 남북관계 개선의 계기로 삼을 수 있도록 주도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이 이사장이 박 대통령의 구두 메시지를 가지고 김 제1비서와 면담하고, 통일부 당국자가 함께 방북해 북쪽과 물밑 접촉을 한다면 남북관계 개선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 정부는 방북 자체는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이희호 여사 방북에 대해 전폭적으로 지원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청와대가 과거 김대중 정부를 대표하는 이 이사장에게 남북관계의 메신저 역할까지 맡기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많다. 이 이사장 방북을 남북 당국간 접점을 찾는 기회로 삼지 못할 경우, 하반기 남북관계의 ‘골든타임’으로 평가되는 8월도 성과 없이 흘려보낼 가능성이 크다.

이번 방북과 관련해서는 북한이 항공편 이용을 제안한 점이 눈길을 끈다. 서해 직항로를 통한 방북은 2008년 11월3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가 고려항공을 이용해 방북한 이후 처음이다. 북쪽에서는 지난해 9월 인천 아시안게임 선수단이 서해 직항로를 이용한 바 있다.

이를 두고는 일차적으로 최근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지시로 완공한 평양 순안국제공항 제2청사를 대외적으로 과시하기 위해서가 아니겠느냐는 분석이 나온다. 더불어 북쪽이 많은 인원을 태울 수 있는 비행기를 이용하자고 한 것은 방북단 규모를 늘려 사실상 8·15 행사를 평양에서 치르는 효과를 노린 것으로 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기자단을 포함한 대규모 방북단을 불러 북쪽 주도로 8·15를 기념하는 모양새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광복절을 일주일 앞두고 대규모 방북단이 간다면 사실상 북한에서 남북공동행사를 치르는 상황이 된다”며 “북한은 이를 자신들의 정통성을 보여주는 기회로 활용하려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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